<앵커>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때 평양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이 북한과 기술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방산 협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인도네시아는 우리와 전투기를 공동 개발했던 터라 우려가 큽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기오노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지난 10일과 11일 평양을 방문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했습니다.
북한은 수기오노 장관의 방북만 단순하게 보도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따로 발표했습니다.
북한과 인도네시아의 양해각서엔 정치, 사회문화, 스포츠뿐 아니라 '기술' 분야의 협력도 명시됐습니다.
[인도네시아 관영 TV 안타라 뉴스 보도 : 이 양해각서는 정치, 사회문화, 기술,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추구하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어떤 기술 협력을 말하는 걸까.
우리 방위산업계의 고위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 방산 분야 10명 안팎의 인사들이 수기오노 장관과 함께 방북한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관영 언론도 북한과 방산 기술 이전을 관측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관영 라디오 RRI 보도 : (북한과) 방산 기술 이전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 문제는 외교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 핵심 소식통은 "북한의 산업 기술이 국방에 특화됐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와 기술 협력을 한다면 방산 쪽일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와의 방산 협력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의 행보가 다소 불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인 KF-21의 공동 개발국인 데다, KF-21 기밀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받습니다.
국산 훈련기 T-50도 운용하는 만큼 한미의 항공 분야 방산 기밀들을 두루 보유 중인 겁니다.
북한과 인도네시아의 협력 과정에서 한미의 전투기 기밀이 잘 관리될지 정부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