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독] '깡!' 하더니 피 흘린 남성…아파트 연습장서 봉변

<앵커>

경기 하남의 한 아파트 공용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공이 화면 뒤에 있던 철제 기둥을 맞고 튕겨 나와 골프를 치던 주민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것도 문제지만 이런 아파트 공용 시설은 지자체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아서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하남 감이동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스크린골프장.

타석에 선 남성이 힘껏 골프채를 휘두른 뒤, 곧바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쥡니다.

골프공이 화면 쪽에서 튕겨 나와 남성의 얼굴을 강타한 겁니다.

[A 씨/피해자 : '깡' 하는 소리와 함께 공이 저한테 바로 왔죠. 태어나서 그렇게 코피 많이 흘려보긴 처음이었어요.]

지난 1월 발생한 이 사고로 피해자 A 씨는 코뼈가 함몰됐습니다.

[A 씨/피해자 : 맞는 순간에 '아 큰일 났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거 너무너무 아파서. (공이) 저한테 오리라고는 전혀 상상을 못 했죠.]

골프공이 타석 정면 스크린 뒤에 있는 철제 기둥에 맞고 튕겨 나온 건데, 기둥과 스크린 사이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사고 직후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시공사를 고소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위험 요소를 알지 못했다며, 시공상의 하자라고 주장합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 당연히 (기둥에) 쿠션 작업이 돼 있었다고 생각했지, 그게 이렇게 튕겨 나올 줄은 몰랐던 거고요. 스크린 천 뒤쪽은 솔직히 어떻게 되는지 저는 모르니까.]

시공을 맡았던 건설사는 "철제 기둥은 안전 그물망을 지탱하기 위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설치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스크린이 뒤로 밀려 철제 기둥에 공이 닿은 거라 유지 관리의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인 스크린골프장과 헬스장 등이 지자체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라고 지적합니다.

체육시설법에 따라 설치 기준이 있고 지자체 감독을 받는 영업용 체육시설과 달리 신고와 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백승주/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큰 사고를 막으려면 안전장치를 여러 겹으로 갖추고, 제도권 안에 들여서 주기적으로 점검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신축 아파트 단지 대부분엔 커뮤니티 체육시설들이 있는 만큼 지자체의 감독 역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안여진, 디자인 : 박소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