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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생겨" 우려에도 '묻지마 처방'…"오남용 경계" 지적

<앵커>

비만치료제 '위고비'에 이어 최근 '마운자로' 유통이 시작되면서 이걸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는데, 문제는 정상 체중인 사람까지 처방받으면서 오남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의원.

마운자로 재고는 이미 동났다는 공지가 눈에 띕니다.

[○○ 의원 : (키가 얼마나 되나요?) 저 167cm. (체중은요?) 56kg 정도입니다.]

체질량 지수, BMI를 계산해 보더니 비만이 아니라며 처방을 거절했습니다.

[○○ 의원 : 쓰면 안 됩니다. 정상에서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둘 다 쓰는게 금기예요. 빠질 게 없는데 거기서 쥐어짜서 빠지면 근육량 빠지고 병이 오히려 더 생겨요.]

비만치료 주사제 처방을 잘해줘 이른바 '성지'로 불리는 다른 의원.

[△△의원 관계자 : 엄청 빨리 소진되고 있어요, 내일 물량이 많이 풀리거든요.]

처방을 거절당했던 같은 사람이 찾아가 봤습니다.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지도 않고 접수 때 적어낸 수치만 보더니, 체질량 지수가 낮다면서도 마운자로 한 달 치를 처방합니다.

[△△의원 의사 : 일주일에 한 번씩 맞으시면 되고, 다음에 유지 용량을 올리면 되고요. 처방전 바로 뽑아 드릴게요.]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BMI 30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 또는 27 이상이면서 고혈압과 당뇨 같은 질환이 있는 환자를 위해 개발된 전문 의약품입니다.

하지만 살 빼는 약으로 소문이 나면서 약값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인데도 처방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위고비 처방은 지난해 10월 1만 1천여 건에서 올 6월에는 8만 4천 건으로 8배 가까이 늘었고, 후발 주자 마운자로 역시 곳곳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박경민/가정의학과 전문의 : 다이어트 하러 오시는 분들 비중이 (전체의) 한 20% 정도 됐었는데, 위고비 출시 이후로는 한 30% 정도로 늘었었고, 마운자로 출시되면서부터 갑자기 50% 정도 비중으로 늘어서.]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처방으로 인한 오남용을 걱정합니다.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비만 환자에게 투여해도 오심, 구토 같은 위장 장애나 췌장염, 담석증 같은 크고 작은 부작용이 보고되는데, 정상 체중 이하에서는 부작용이 더 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치료 주사제를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정하고, 부작용 사례를 수집, 평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VJ : 신소영, 영상편집 : 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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