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후보자 인사청문회 앞두고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하나 전해드립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병역 특례 제도의 하나인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했습니다. 석사·박사 소지자가 관련 연구기관에서 3년 동안 일하면 병역 의무를 이행한 걸로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과정에서, 배 후보자의 복무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러 건 포착됐습니다.
정다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03년 9월부터 기업 3곳을 옮겨 다니며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했습니다.
이 가운데, 2004년부터 2년여 동안은 한 벤처기업 부설 기술연구소에서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일했던 기간 중 1년 반 동안은 광운대 전자공학과 박사 과정을 밟았던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 기간은 병역법에 따라 군 복무 기간에서 제외됐는데, 석연치 않은 점은 그가 이 기간, 즉 2005년 한 해에만 이 업체에서 4천1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학점 이수를 위해서는 학교 출석이 필요한데, 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급여를 받을 만큼 정상적 근무를 병행할 수 있었겠느냐는 겁니다.
게다가 당시 이 업체의 재정 사정을 보면 의혹은 더 커집니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업체는 지난 2003년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2004년 4월엔 상장 폐지됐습니다.
게다가 이 업체 대표는 직원 23명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 등으로 2005년에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토록 회사 재정이 극도로 나쁜 상황인데도 배 후보자는 학업까지 병행하면서 이 업체 전년도 근로자 평균 급여인 2천900만 원을 훨씬 웃도는 급여를 수령했습니다.
[신세돈/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상장 폐지가 돼버리면 주가가 완전히 백지가 돼버려요. (근로자 임금은) 줄 수가 없는 거죠.]
석연치 않은 점은 또 있습니다.
배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6년 6월까지 이 업체에서 일을 해 병역 복무 기간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두 달 전인 4월에 이미 폐업했습니다.
폐업한 회사에서 두 달을 더 일했다는 얘기입니다.
[박정훈/국민의힘 의원 : 부실한 기업에서 대체 복무를 하며 학위도 따고 돈도 벌었습니다. 폐업한 회사에서 연구를 지속했는지, 병무청장의 승인을 받았는지도 확실히 따져봐야 합니다.]
SBS는 이런 석연치 않은 의혹들에 대해 물었지만, 배 후보자 측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김용우, 영상편집 :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