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해가 저물어도 더위가 식지를 않으면서, 쉽게 잠들기 어려운, 괴로운 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섭씨 3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이른바 초열대야 현상까지 올해 처음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현장을 조재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내린 하천 변 해가 져도 좀처럼 식지 않은 열기에 시민들이 시원한 강변을 찾았습니다.
강바람이 불어오는 다리 위에 돗자리를 펴고 더위를 식혀봅니다.
[김남영·김정식/강원 강릉시 : 낮에는 너무 더워서 바깥을 못 나와요. 아주 너무 더워서 에어컨 밑에서 꼼짝도 마라 하고 있었는데 이제 시원한 자연 바람 좀 쐬러 나왔어요.]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변도 인기입니다.
삼삼오오 백사장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도 합니다.
[김시은·김태신/서울 송파구 : 에어컨 바람은 아무래도 오래 틀어놓으면 춥기도 하고 냉방병도 걸리고 하는데 나와서 하면 아무래도 시원하니까요. 자연 바람이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지만 기온은 32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해가 진 지 2시간 30분이 지났지만, 낮 최고 기온에서 4도 정도 떨어진 겁니다.
해발 832m 대관령 정상 주차장에 가 보니 캠핑카들이 줄지어 들어섰습니다.
밤낮없이 더위가 이어지자 시원한 고지대를 찾아온 겁니다.
대관령의 아침 최저 기온은 22.2도로 강릉보다 무려 8도나 낮았습니다.
[문상우/대구시 : 더위는 전혀 없어요. 약간 추워서 지금 겨울이에요. 겨울옷. (새벽엔 좀 어떠세요?) 새벽에는 약간 추워요. 새벽에 이불 덮을 거예요.]
오늘(2일) 아침 강릉 최저기온은 30.3도로 올해 첫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강릉은 지난 29일부터 사흘째, 동해와 속초 등 동해안 대부분 지역에서도 이틀째 열대야가 이어졌습니다.
동해안에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건 남쪽에서 유입되는 남서풍과 태백산맥의 지형 때문입니다.
[김남원/강원지방기상청 사무관 : (한반도가) 고기압 가장자리에 위치하면서 남서풍이 유입되고 있는데 특히 영동지방은 태백산맥의 지형 효과에 의해 고온건조해지면서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강원 동해안에는 주말까지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