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출생으로 학교 다닐 아이들이 빠르게 줄면서 문 닫는 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텅 빈 학교 건물을 어떻게 쓸지 정하지 못해서 그냥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왜 그런 것이고, 대책은 없는지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990년 폐교한 경기 안산의 대동초 선감분교.
안내판은 금이 가 있고, 학교 담장 옆은 무단 투기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학생 수련원, 캠핑장, 해양탐구관 등으로 쓰이다 2년 전부터는 아예 방치됐는데, 지금은 지자체에 부지를 빌려줄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기 안산교육지원청 관계자 : 학생들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는 게 최우선이고. 근데 안산시에서 자기네들 단독 사업 시설로 사용하거나 이럴 경우에는 우선 순위에서 조금 밀리기 때문에….]
지난해 기준 전국 폐교 3천955곳 가운데 367곳이 활용처를 못 찾고 있는데,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폐교활용법에 규정된 교육용 시설 등 6가지 용도 외에 지자체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청과 지역 주민, 지자체의 의견이 엇갈려 협의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땅값이 비싼 수도권 폐교 부지에서는 더 심합니다.
지난 3월 1기 신도시에서 처음 문을 닫은 분당구의 청솔중학교, 경기교육청은 평택에 있는 교원 연수시설인 국제교육원을 이곳으로 옮겨오려고 하는데,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정식/성남시의원 (지난해 12월 성남시의회 본회의) : 단순히 교사들을 위한 연수기관으로 사용하는 것을 절대 반대합니다. 평생교육 시설이나 도서관, 예술창작센터, 환경교육센터 등을 유치하여….]
서울 도심에도 문 닫은 학교가 생겼다며 주목받았던 화양초등학교.
지하철 2, 7호선 건대입구역과 도보 5분 거리로 이른바 역세권입니다.
유스호스텔, 청년 복지 시설 등을 검토하다, 폐교 2년 만에 교육청과 지자체가 대학생을 위한 '행복기숙사'를 짓기로 했는데,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서울 화양초 인근 주민 : 안 되죠. 이 사람들 세 놓고 사는데 여기 (기숙사) 하면 못해. 나도 세 놓고 사는데 그래서 여기 반대해서 못할 거야, 아마.]
전문가들은 폐교가 예상되는 곳은 미리 교육청과 지자체, 주민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활용 방안을 논의하고 폐교활용법상 용도도 더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최혜란, VJ : 신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