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독] 명일동 땅꺼짐과 '같은 공법' 썼다…지반 상태는 '매우 불량'

<앵커>

이번 사고가 난 광명 지하터널 공사에는 견고한 지반 구조에 적합한 방식인, 이른바 '나틈 공법'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얼마 전 한 명이 숨진 강동구 명일동 땅 꺼짐 현장 근처에서도 같은 공법이 쓰였는데요. SBS가 확보한 자료들을 봤더니, 과연 이곳에 이 공법을 쓰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 여럿 있었습니다.

신용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흘 전 신안산선 붕괴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지하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른바 'NATM' 공법이 사용된 걸로 확인됐는데, 나틈 공법은 암반과 토사가 가진 고유의 지지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통상 견고한 지반 구조가 형성된 지역에 적합한 공법입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3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형 땅 꺼짐 사고 현장 인근 공사장에서도 나틈 공법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해당 공법이 신안산선 광명 구간의 지반 구조에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SBS가 확보한 시추 결과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수위는 약 2~3m, 즉, 지표면 아래 2m에서부터 지하수가 측정된 걸로 조사됐습니다.

터널 공사가 이뤄진 지점이 지하 35m 정도이기 때문에 터널 위 30m가 넘는 지반층은 수분을 머금고 있는 연약한 지반 상태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이찬우/한국건설사회환경학회장 : (통상 물과 함께) 토사도 같이 쓸려 나와서 그 안에 이제 공동(空洞)들이 생기거든요.]

SBS가 확보한 사고구간 지층 단면도를 보면 사고 구간은 불안정한 형태의 경사 지역입니다.

평평하지 않은 경사지역은 외부 충격에 불안정한 형태인 만큼, 전문가들은 발파 작업 등으로 토사가 계속 아래쪽으로 흘러 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찬우/한국건설사회환경학회장 : 토사 자체의 지지력을 보존할 수 있도록 공법들을 구현해야 되는데 지지력 자체가 상실돼 버렸단 얘기죠. 토사와 물이 하중으로서 구조물에 적용하니까 붕괴에 이르게 된 거죠.]

지난 2023년 감사원 보고서에도 사고 구간의 지반 상태는 5등급, '매우 불량'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감사원은 지반 파괴를 막기 위한 필수 구조물 설치가 반영돼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박나영, 디자인 : 임찬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