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 전 대통령은 오늘(14일) 재판에서 혼자 한 시간 반 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미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결론이 난, 그러니까 헌재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던 내용을 다시 꺼내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백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늘 재판에서 발언한 시간은 90분이 넘습니다.
대부분 발언은 내란 혐의 관련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데 집중됐습니다.
우선, 국헌 문란 목적과 직결되는 군경의 국회 봉쇄, 의결 방해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당시 경찰 인력으로는 국회를 봉쇄할 수 없었다며, 들어갈 수 있는데도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담장을 넘어가는 쇼를 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본회의장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진술에는, 대통령이 무슨 의원을 빼내라고 하겠느냐며, 곽 전 사령관은 민주당이 조작한 게 입에 배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 출입 통제도, 국회의원 권한 침해도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난 4일) :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였으므로.]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었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는데, 헌재는 이미 경고나 호소는 계엄법상 계엄 선포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실시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이 전권을 가지고 있고,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소송 요건을 문제 삼았는데, 이 또한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지난 4일) : 이 사건 계엄 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 헌법 및 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습니다.]
헌재가 배척한 주장을 다시 꺼내는 건, 형사재판이 증거 능력을 보다 까다롭게 보는 만큼, 소송요건과 공소사실을 재차 꼼꼼히 따지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강시우,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최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