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오늘(13일) 발간한 '미 관세 조치에 대한 주요국 대응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2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광범위한 관세 조치를 순차적·동시다발적으로 단행하고 있습니다.
북미 공동 경제권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국의 관세 조치는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부과를 거쳐 전 세계·전 품목을 대상으로 한 보편관세·상호관세로 확대되며 세계를 보호무역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패권 경쟁국 중국에 판타닐 대응 관련 관세 25%에 상호관세 125%를 더해 총관세율을 145% 올리면서 중국이 대미 수입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는 등 '관세 전쟁'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미국 우선 통상정책'의 검토 결과가 지난 1일 보고됨에 따라 향후 수출 통제 강화, 기존 무역 협정 재검토, 환율 및 역외조세 검토 등 추가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에 따른 주요국의 보복관세 동향 등도 면밀히 파악해 추가 불이익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의 무차별 관세 조치에 주요국은 각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국가별 대응 강도에 따라 그 유형을 보복, 유보, 신중, 협력 및 협상, 협조 등 5가지로 구분했습니다.
보복으로 맞대응하는 대표 국가로는 중국이 꼽혔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가 추가될 때마다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보복 및 무역 제재를 시행하며 미국에 강경 대응하고 있습니다.
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관세율은 이제 100%를 넘어 사실상 양국의 상품 무역 관계가 중단되는 수준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울러 희토류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와 미국 기업 제재 등을 병행하며 다각적인 보복 조치를 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미국 측 관세에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협상을 병행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EU는 미국의 25% 철강·알루미늄 관세 발표에 즉시 최대 25%의 단계적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맞섰으나 이달 초 20%의 상호관세 부과에는 자동차, 의약품, 화학제품 등 특정 산업재에 대한 상호 무관세를 제안하며 협상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역시 25% 국가 관세 부과에 맞불 관세를 발표하며 반발했으나, 동시에 마약·이민 등 관련 문제는 미국에 협조해 관세 면제·유예를 끌어냈습니다.
멕시코도 미국의 관세 정책에 강력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도 그 시행은 유보하며 협상 여지를 남겼습니다.
무역적자 축소를 노린 미국의 관세 조치에 가장 협조적인 국가로는 인도와 베트남 등이 꼽혔습니다.
인도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관세 인하, 디지털 서비스세 폐지 추진 등으로 미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고,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도 관세 인하 조치와 함께 상호관세 연기를 위해 안보·방위 물자 등 구매 의사를 밝히며 협조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협력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유형으로 평가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5차례 워싱턴 DC를 방문해 관세 협의 기반을 다지고 액화천연가스(LNG), 조선,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조치 선 발표 후 협상' 방식으로 상대국 보복 조치에는 재보복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상호관세 90일 유예 등 조치에도 다른 관세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에 관세, 방위비 분담금, 기타 무역 현안을 포함한 '패키지 합의'를 제안하면서 양국 간 협상이 포괄적 분야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