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단독] 한강 갔다 기겁…"떼로 다닥다닥" 올여름엔 막는다

<앵커>

최근 몇 년 동안, 초여름만 되면 러브버그나 동양하루살이 같은 곤충들이 도심을 뒤덮어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죠. 이 곤충들이 어디서 자라다 나타나는 건지, 어떻게 유입되는지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작년 여름 한강 공원을 뒤덮었던 동양하루살이, 산란지를 찾기 위해 연구진이 한강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모래 바닥 속 작은 구멍에 숨어있는 애벌레, 동양하루살이 유충입니다.

1년간 자라 성충으로 바뀔 때가 되면 물고기처럼 헤엄쳐 수면으로 올라갑니다.

꼬리지느러미가 달린 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숨겨졌던 날개가 펼쳐지면서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종전에는 강변 가장자리, 얕은 수초 부근이 동양하루살이 유충의 주된 군락지로 알려졌지만, 수중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가장자리 진흙 바닥이 아니라 수심이 깊은 한강 중앙부 바닥의 굵은 모래나 돌 틈 사이가 주 서식지였던 겁니다.

[김동건 교수/삼육대 스미스학부대 :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기관아가미로 호흡을 하게 되거든요. 근데 너무 고운 모래 같은 경우에는 이런 기관아가미들을 막을 수가 있어요. 이런 (굵은) 모래라든지 자갈 이런 지역들을 선호를 하게 됩니다.]

새로 밝혀진 서식지에 따라 방제 방법도 달라집니다.

빛을 향해 달려드는 습성을 이용해 조명이 달린 포집기를 그동안 강변에 설치했었는데, 한강 중앙부에 바지선을 띄워 포집하는 방식이 올여름 대거 추진됩니다.

초여름 북한산 인근 지역을 뒤덮었던 러브버그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남중국이나 대만, 오키나와 등에서 유입된 걸로 추정됐지만, 이번에 처음 이뤄진 유전체 비교 분석 결과 훨씬 더 북쪽인 중국 칭다오 등 산둥반도 지역 개체와 가장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승관 교수/서울대 생명과학부 : 가장 처음에 이 러브버그가 발견된 게 인천 지역이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중국에 있는 항구 쪽에서 이제 배 같은 것들이 오가면서 러브버그가 (유입된 걸로 보입니다.)]

특히 러브버그를 유인하는 천연 물질도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장미과의 꽃들은 특유의 꽃향기로 러브버그를 유인하고 러브버그를 매개로 꽃가루를 퍼뜨립니다.

바로 이 장미꽃의 천연 방향 물질을 포집을 위한 유인 물질로 쓸 수 있는 겁니다.

[권기봉 대표/포집기 개발 업체 : 장미에서 휘발되는 그 향기를 내는 물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 물질이) 음료나 화장품에도 쓰이는 천연 물질로 안정성이 아주 높은 물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러브버그나 동양하루살이는 떼 지어 나타나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줬지만, 유해한 곤충은 아니라서, 살충제로 제거하는 건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천연 물질이나 조명기를 활용한 친환경 방제가 필요했는데, 국립생물자원관과 서울시가 이번에 함께 마련한 새로운 방식이 효과를 거둘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VJ : 신소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