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에서 연일 들려오는 반갑지 않은 소식에, 우리 금융시장이 오늘(9일) 또다시 크게 출렁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도 1년 반 만에 2,300선이 무너졌습니다. 오늘 뉴스는 우리 금융시장 상황부터 먼저 알아보고, 이어서 미국 움직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시중은행 딜링룸에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개장 후 10분도 채 안 돼 달러당 1,490원 선까지 육박하자 분위기는 더 급박해졌습니다.
결국 원·달러 환율은 10.9원 오른 1484.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3월12일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 관세를 물리며 관세 전쟁이 격화하자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높아졌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 원, 코스피200선물에서 약 6천억 원 등 선물과 현물 합쳐 1조 6천억 원을 순매도하며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습니다.
이런 매도 공세 속에 코스피는 40.53포인트, 1.74% 하락한 2,293.7로 마감했습니다.
2,300 밑으로 주저앉은 건 2023년 10월 31일 이후 1년 5개월 만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10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셀 코리아' 움직임을 이어갔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2.29%, 15.06포인트 하락한 643.39를 기록했습니다.
104%에 달하는 미국의 관세 폭탄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위안화와 동조하는 경향이 큰 원화 특성상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서정훈/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 (관세 전쟁) 종착점이 어디인지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1,500원 터치 가능성을 넘어 그 위쪽으로도 소폭 더 상승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일본 증시도 3.93%, 타이완 증시도 5.79% 급락하며 현실이 된 트럼프 정부의 상호 관세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장예은·이예솔, VJ : 김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