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해의 아이젠하워함에 주기된 전투기들
트럼프 행정부 안보 수뇌부가 민간 메신저에서 군사작전을 논의하고, 군사기밀이 유출된 사실이 폭로되면서 불거진 '시그널 게이트'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 시간)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미 공군과 해군 조종사들 사이에서 당혹감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타임스는 중동 지역에서 여러 차례 출격 경험이 있는 해군 전투기 조종사는 "우리는 의도적으로 불필요한 사람들에게 작전 계획을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으며,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투기 전·현직 조종사들도 "언제 적의 목표물 상공에 진입할 것인지 알려져서는 안 된다"며 "전우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직 공군 조종사인 앤서니 버크 소령은 "작전 계획을 공개하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다"며 "군에서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군 조종사 출신 파커 컬도 중령은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국방부 장관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민간 메신저 채팅 사실이 공개된 이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전쟁 계획'을 공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조종사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습니다.
작은 정보 유출의 가능성도 막기 위해 대기실에서 작전 지시 문서를 불태울 정도로 보안에 신경을 쓰는 이들의 입장에서 '기밀인지 아닌지' 옥신각신하며 사안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국방부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해군 F/A-18 편대 지휘관 출신 조종사는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조종사들이라면 메신저에서 공유된 내용을 기밀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며 헤그세스 장관이 "극도로 무신경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의 군사 분석가 페이비언 힌츠는 "후티 반군은 이란으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지대공 미사일을 제공받았다"며 "전투기와 높은 고도의 목표물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며, 기밀 유출로 인해 작전 실패와 군사적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메신저 대화가 공개된 것에 대해 미 당국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마이크 왈츠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채팅에서 언급한 후티 반군 미사일 분야 최고 책임자의 소재 추적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기밀이 논의되지 않았다'는 당사자들의 해명과 어긋나는 정황 중 하나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