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탄핵 촉구 집회 부스에서 배부하는 스티커, 오른쪽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티셔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양 진영의 '탄핵 굿즈(기념품)'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응원봉과 경광봉, 태극기 등 시위용품과 여야 인사가 쓴 책을 넘어 자신의 생각을 일상에서도 자연스레 표현할 수 있는 물건들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입니다.
어제(21일) 탄핵 촉구 집회 현장 주변의 굿즈 부스에서는 '좌절금지 OTL(절망해 무릎을 꿇고 엎드린 사람을 형상화)', '이것은 미래를 되찾는 이야기', '말 안 듣고 시위 나온 아들딸 연맹'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나눠줬습니다.
운영자 이모 씨(35)씨는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찾는다"며 "특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스티커들이 인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문화로 자리 잡은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폰꾸'(휴대전화 꾸미기), '노꾸'(노트북 꾸미기) 등에 스티커를 활용했다는 '인증' 글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한 이용자는 "힘들 때마다 앨범에 정리해 둔 스티커를 보면서 기운 내겠다", "탄핵을 넘어 더 나은 사회가 될 때까지 함께하자"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탄핵 반대 진영에서도 다양한 굿즈들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서는 석방된 윤 대통령과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의 사진이 인쇄된 티셔츠를 '탄핵 기각 굿즈'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었습니다.
티셔츠 뒷면에는 'KING석열 IS BACK'('킹석열'이 돌아왔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판매자는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봄이 다가와 청년들이 입고 다니기 좋은 티셔츠를 만들었다"며 "수익 일부는 서울서부지법 사태로 구치소에 갇혀있는 청년들을 구명하기 위한 비용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체는 부정선거론을 상징하는 구호인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 배지와 함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체포조 메모'를 다양한 물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작성한 메모가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체포 명단의 신빙성이 없다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고 이를 보는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탄핵심판이 길어지면서 주말마다 집회에 나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도 적극적으로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네이버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