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버려진 개들이 가축을 공격해 죽이는 일이 잇따라 축산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국이 포획에 나서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동물등록제 강화나 인식 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워 보입니다.
TBC 양병운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6일 늦은 밤, 포항의 한 축사에 한 무리 개들이 들이닥칩니다.
축사에 있던 염소들을 구석으로 몰아넣더니 어린 염소를 집중 공격해 결국 죽입니다.
밤새 염소 33마리가 물렸고 6마리가 죽었습니다.
지난 1월 중순 또 다른 축사에서는 40마리가 물려 11마리가 즉사했습니다.
다친 염소들의 폐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물보호센터 직원들이 포획 틀로 유기견 4마리를 잡았지만 아직도 불안과 걱정은 진행형입니다.
[정판용/유기견 피해 염소 농장주 : 아직도 들개 3마리 다니고 있어요. 여기 오고 있는데, 하여튼 다른 방법으로 들개를 잡아줬으면 좋겠어요. 답답하죠. 왜냐면 피해가 너무 크니까.]
지난달 27일 20km 남짓 떨어진 포항 대송면에서도 유기견 3마리가 축사에 침입해 염소 9마리를 물어 죽여 포획 틀을 놓고 있습니다.
포항시에서는 올해 들어 유기견에 의한 가축 피해가 100여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나 됩니다.
경북소방본부의 유기견 포획 건수도 2022년 3천500여 건에서 지난해 4천여 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가축뿐 아니라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지난해 6월 대구 혁신도시에선 10여 마리의 유기견이 출몰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습니다.
유기견이 나타나는 곳은 산업단지나 택지가 개발되면서 주민들의 집단 이주가 있었던 지역과 많이 겹칩니다.
들개화가 된 유기견은 야생성이 강해 완전 포획이 불가능하고 번식도 우려됩니다.
[류성원/포항시 동물보호팀장 : 포획하는 데까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듭니다. 그런 어려움 있고 이제 (포획) 인력 편성을 더하기 위해선 또 예산적인 그런 부족도 느끼고 있습니다.]
버려진 개들의 역습을 막기 위해서는 2014년부터 시행된 동물등록제가 효율적이지만 등록률이 50%대에 불과해 제도 강화와 함께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 TBC, 디자인 : 최성언 TBC)
TBC 양병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