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닷컴 (사진=SSG닷컴 제공, 연합뉴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의 집중포화 속에서도 신세계그룹 계열과 쿠팡이 충성 고객층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소비 침체가 심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1인당 씀씀이는 적잖게 줄었습니다.
26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산출한 지난해 이커머스 플랫폼별 연간 신용카드 결제추정액을 보면 쿠팡이 35조 3천726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는 G마켓(4조 9천599억 원), 11번가(4조 1천268억 원), SSG닷컴(3조 2천570억 원), 컬리(1조 6천841억 원), 옥션(1조 3천922억 원), 알리익스프레스(1조 3천517억 원) 등 6개 사의 합산 결제추정액의 두 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월평균 활성 이용자(MAU) 수도 쿠팡이 3천96만 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이어 11번가 785만 명, 알리익스프레스 663만 명, 테무 586만 명, G마켓 483만 명, 컬리 322만 명, SSG닷컴 207만 명, 옥션 205만 명 등의 순이었습니다.
중국계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각각 3∼4위까지 치고 올라온 게 눈에 띕니다.
2023년 월평균 MAU가 각각 393만 명, 111만 명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68.8%, 428.7% 급증한 것입니다.
쿠팡도 2023년(2천990만 명) 대비 3.6% 늘며 선방했습니다.
와우 멤버십 월 회비를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올렸음에도 시장에서 예상한 대규모 회원 이탈은 없었던 셈입니다.
MAU와 결제추정액을 토대로 집계한 1인당 평균 결제추정액은 다소 양상이 달랐습니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이 13만 1천772원으로 가장 많았고 쿠팡이 9만 5천166원으로 2위였습니다.
그 뒤를 G마켓(8만 5천200원) 옥션(5만 6천454원), 11번가(4만 3천849원), 컬리(4만 3천598원) 등이 따랐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각각 1만 6천849원, 7천53원으로 최하위권이었습니다.
1인당 결제추정액은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됩니다.
통상 특정 플랫폼 이용이 잦은 충성 고객일수록 1인당 지출액이 높다고 봅니다.
SSG닷컴의 1인당 평균 결제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과 같은 오프라인 계열사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플랫폼 특성상 충성 고객 확보에 용이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또 장보기 상품부터 패션, 명품, 화장품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상품까지 한 플랫폼 내에서 교차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있습니다.
반대로 초저가 공세를 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지난해 국내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용자 수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들의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데는 뚜렷한 한계를 노출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싸다는 소문에 들어와서 한번 이용해 보고 실망해 돌아선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한 해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가 거셌으나 전체적으로 기존 플랫폼의 충성 고객을 위협할 정도까진 이르지 못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1인당 결제추정액 감소세가 두드러집니다.
쿠팡만 11% 늘며 상승 기조를 이어갔을 뿐 11번가(-20%), SSG닷컴(-17%), 옥션(-7%), G마켓(-4%), 알리익스프레스(-3%) 모두 부진했습니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소비 심리가 갈수록 악화하는 가운데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커머스 업계 전체가 침체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