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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뉴클리어 파워"…취임 첫날부터 판 뒤흔든 트럼프, 한국에 던질 충격파는? [스프]

[딥빽]

딥빽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설마' 하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을 향해 "Nuclear Power(핵보유국)"이라고 했습니다.

대체 이게 한반도 안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길래, 한국 정부도 화들짝 놀라서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것일까요? 오늘 '딥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이 한국에 던질 충격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국 대통령
He is nuclear power. (이제 그(북한 김정은)는 핵 보유국(nuclear power)입니다.)

이 한마디가 결국 미국 대통령의 입에서도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부터 북한을 'Nuclear power', '핵 보유국'이라고 지칭해서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의중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국과 미국이 그간 견지해 왔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마치 포기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이라도 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한국 국방부가 기존의 입장을 이렇게 다시 강조할 정도였습니다.
전하규ㅣ국방부 대변인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 국제 사회와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한미 양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해 확고하고, 일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팩트는 기본, 맥락까지 전해드리는 '딥빽'>에서는 긴급 편성을 통해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이길래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한국 정부가 오죽하면 기존의 입장을 이렇게나 강조하고 있는 건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만약 실제 정책 방향으로 나타나게 된다면 한국에 얼마나 큰 파장을 미치게 되는 건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딥빽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건지, 저희가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들의 질의 응답 장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기자 : 트럼프 대통령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때 당신에게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은 북한이라고 조언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지금 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으로 어떤 위협을 지목했나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아니요, 아니요.

기자 : 왜 아닌가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우리(미국)에게는 많은 것(미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에게는 많은 위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알고 보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북한 김정은)와 매우 우호적이었습니다. 그는 나를 좋아했습니다. 나도 그를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잘 지냈습니다. 당시 북한은 엄청난 위협으로 여겨졌습니다. 이제 그(북한 김정은)는 핵 보유국입니다. 우리는 서로 잘 지냈습니다. 그(북한 김정은)도 나의 귀환을 반길 것입니다. 그(북한 김정은)는 해안가에 엄청난 콘도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도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이라고 칭했고, 저희가 관련해서 이미 지난주에 콘텐츠를 제작해서 전달해드린 바가 있죠.
▷ [딥빽] 북한은 '핵보유국'이고, 한국은 '동남아'라는 미 국방장관 후보자

그런데, 미국의 최고 지도자가 임기 첫날부터 똑같은 표현을 썼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논란이 되느냐', '북한이 군사적으로 핵 능력 보유한 건 맞지 않느냐', '근데 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이 문제라는 거냐', 이렇게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간 북한이 현실적으로 핵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 일각에서 '핵 보유국'이라고 지칭하는 경우는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정치·외교적으로 '핵 보유국'을 인정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표현도 다릅니다.

대개 현실을 반영한 용어는 'Nuclear power'라고 하고요,
법적 지위를 인정한 용어는 'Nuclear weapon states'라고 합니다.

국제 사회가 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 즉 Nuclear weapon states는 P5라고 하죠,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곳입니다. 이들 5개 나라는 NPT 체제에서 비핵화가 아니라 핵 군축 의무, 즉 핵무기를 줄여야 한다는 의무를 갖습니다. 한마디로, 핵무기 보유가 법적으로 정당하게 인정되기 때문에, 이들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그다음으로 Nuclear power라는, 현실을 반영한 용어로서 불리는 '사실상의 핵 보유국'들은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입니다. 이들 3개 국가는 NPT에 처음부터 가입을 안 했습니다. 북한과 다른 부분이죠? 북한은 과거에 NPT에서 비핵화 가입을 전제로 핵 기술을 받았다가, 결과적으로는 사기 친 것처럼(?) NPT를 뛰쳐나갔지만, 이들 3개 국가는 처음부터 가입을 안 했습니다. 그리고 핵 보유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 미국의 암묵적 동의를 얻었다는 점에서도 북한과 다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Nuclear power라고 말한 것이, 마치 북한을 이들 국가와 같은 반열의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 자칫 더는 북한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북한 김정은의 입장에선 뭐가 가장 좋을까요? 당연히 NPT P5처럼 정말 그냥 누구나 다들 인정하는 핵 보유국, 국제 규범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핵 보유국이 되길 원하겠죠.

그러나 그건, NPT 체제상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의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그나마 노릴 수 있는 목표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으로부터 P5까진 아니어도, 앞선 3개의 국가들(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처럼 자기들도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걸 기대하고 아마 갈구하고 있을 겁니다.
 
  딥빽아마 이쯤에서 이런 궁금증 드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Q. 아니, 이미 북한이 핵 보유국인 건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인데 왜 인정할 수 없다는 거냐.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 보유국 지위를 얻는다는 얘기는, 기존에 이제 진행이 되었던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핵 군축 협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 그러니까 핵을 어느 정도 가져가면서 다 포기하지 않고, 경제 제재는 또 경제 제재대로 풀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거를 엄청나게 갈구해 왔던 겁니다.

지금 북한의 경제를 압박해 온 안보리 제재 결의의 바탕이 뭐냐 하면, '북한이 NPT 위반했다' 이거였거든요. 그래서 국제 사회가 북한을 향해서 '북한은 벌받아야 한다', '북한은 불법적 핵 개발 했으니 안보리 제재받아야 한다'라고 외쳤던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국제 사회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건, 이런 북한의 행태도 용인을 해준다는 말이 되고, 그 말은 즉 NPT 체제 자체를 무너뜨리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국제 사회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아왔던 것입니다.

Q. 비핵화 협상은 뭐고 핵 군축 협상은 뭐야?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드실 거예요. '아니, 그럼 비핵화 협상은 또 뭐고, 핵 군축 협상은 또 뭐야? 이게 무슨 차이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쉽게 말해서 비핵화 협상의 목표는요, 그러니까 더 이상 핵 개발을 못 할 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모든 핵을 다 포기해야 된다, 폐기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예 돌이킬 수 없게, 그러니까 핵을 만들기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는 것, 북한으로 하여금 핵이 정말 한 톨도 없는 상태를 궁극적 목표로 삼는 게 비핵화 협상입니다.

반면, 핵 군축 협상은 상대가 핵이 있다라는 걸 인정하고 들어가는 협상이에요. 전량을 폐기하는 게 아니라 일부를 남겨놓을 수 있는 거죠. 정말 큰 차이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것을 목표로 삼느냐에 따라 상당히 한국으로서는 얼마든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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