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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는 이 선수들을 주목하세요'…레전드 선배 뒤이을 '젊은 피들' [스프]

[별별스포츠+] 2025 을사년 빛낼 스포츠 샛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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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2025년 을사년 새해를 맞으면서 문득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김종길 시인의 <설날 아침에>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시인의 노래처럼 세상이 여느 때보다 험난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이렇다 할 희망과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의 이른바 '작심 발언'이 불러온 후폭풍으로 지금까지도 큰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최근에 실시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43살의 유승민 후보가 3선에 도전했던 이기흥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당선된 것입니다. 새해 스포츠계에는 혁신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몰려올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할 '젊은 피'들이 대거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연부역강'(年富力强). 중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로, 그대로 번역하면 '해가 풍부하고 힘은 강하다'는 것입니다. 해가 풍부하다는 것은 살아갈 해가 많다는 뜻, 즉 젊다는 의미입니다. 을사년 2025년에는 국내 스포츠계에는 젊고 실력이 빼어난 '연부역강'한 샛별들이 즐비합니다.

양민혁
이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샛별은 양민혁. 2006년에 태어난 그는 지난해 그야말로 혜성처럼 떠올랐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구단 사상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을 세우며 데뷔 시즌을 시작했는데 38경기에 모두 출전해 12골 6도움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습니다. 'K리그 이달의 영 플레이어상'을 다섯 번이나 받은 끝에 압도적으로 2024시즌 '영 플레이어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양민혁의 MVP급 활약으로 강원은 19승 7무 12패로 승점 64를 쌓아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슈퍼 루키' 덕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이적료까지 챙길 수 있었습니다.

2024년 12월 16일 만 18살 양민혁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런던으로 떠나는 날, 그보다 14살 많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전반전만 뛰면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5대 0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대선배 손흥민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된 양민혁이 자신의 롤모델인 손흥민처럼 될 수 있는가에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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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은 "아직 손흥민 선수와 많이 만나보지도 못했고, '형'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좀 더 얘기를 나누고 친해진 후에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습니다. 한국 축구 '레전드'인 손흥민과 함께 뛰는 모습도 상상했다는 양민혁은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다. 얼른 빨리 가서 내 기량을 보여주고 같이 뛰고 싶다"며 "형한테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 테니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양민혁은 측면 공격수로 좌우에 모두 설 수 있습니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데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드리블이 탁월합니다. 문제는 국내보다 훨씬 강력한 피지컬이 요구되고 수준이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토트넘의 치열한 2선·측면 자원 경쟁에서 살아남아 일단 출전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현우-정우주
축구에 양민혁이 있다면 프로야구에서는 정현우-정우주 '루키' 듀오가 새해를 단단히 벼르고 있습니다. 두 선수 모두 2006년생으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2번 지명을 받은 한국 야구의 미래입니다. 정현우는 키움 히어로즈, 정우주는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정현우는 최고 시속 150km를 던지는 왼손 투수로 '미래의 김광현, 양현종'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정우주는 시속 160km에 이르는 강속구가 돋보이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입니다.

정현우와 정우주는 야구를 시작한 뒤 줄곧 에이스로 주목받았던 선수입니다. 정현우는 덕수고, 정우주는 전주고를 이끌고 모교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정현우 소속팀 키움은 이른바 '빅리그 사관학교'라 불립니다.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최근 김혜성까지 명문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정현우는 "김혜성 선배가 운동하시는 거 봤는데 확실히 다르더라. 그 정도 해야 메이저리그 갈 수 있구나, 더 열심히 해야 그 위치까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KBO리그에 서기도 전에 벌써부터 빅리그라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야구 전문가들은 변화구, 제구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능력에서는 정현우가 조금 낫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재력 면에서는 광속구를 갖고 있는 정우주를 높게 평가합니다. 만 18살에 불과한 만큼 변화구 제구력을 키우면 '코리안특급' 박찬호처럼 대성할 재목이라는 것입니다.

윤이나
골프에서는 국내에서 이미 '뜬 별'이 국제 무대에서 '샛별'이 되려고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윤이나와 장유빈이 그 주인공입니다. 만 22세인 윤이나는 박세리-박인비의 뒤를 이을 대형 스타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온 선수입니다. 마음먹고 치면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300야드에 육박할 만큼 폭발적인 장타력을 갖고 있어 골프장에서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최고 인기 스타입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상금왕, 대상, 최저 타수상 등 주요 개인 타이틀을 석권하며 3관왕에 오른 윤이나는 2024년 12월에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8위에 오르며 LPGA투어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Q 시리즈 '수석' 기대도 모았지만 이루지 못한 그는 일단 신인왕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한국 여자골프는 지난 1998년 박세리부터 2023년 유해란까지 14명의 신인왕을 배출했습니다. 윤이나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고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포부까지 갖고 있습니다. 남다른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던 윤이나가 미국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쇼트게임을 보완해야 합니다. 윤이나는 2월 초 파운더스컵을 LPGA투어 공식 데뷔전으로 삼을 계획인데 미국 진출을 선언하며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1억 원씩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장유빈
여자골프에 윤이나가 있다면 남자골프에서는 장유빈이 단연 눈에 띄는 스타입니다. 필자가 지금까지 현장에서 지켜본 수많은 국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다이내믹한 플레이를 펼치는 골퍼가 바로 장유빈입니다. 그는 21살이던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미국 PGA투어에서 뛰는 임성재와 김시우, 그리고 조우영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습니다. 프로에 입문해서도 거침이 없었습니다. 호쾌한 장타와 화려한 공격 골프를 내세워 202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개인상을 휩쓸며 최고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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