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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만과 인색을 경계하라
장수가 교만하면 예의를 잃고, 예의를 잃으면 사람들의 마음이 멀어진다. 사람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면 백성들은 이반한다.
장수는 절대로 인색하면 안 된다. 인색하면 포상을 제대로 하지 않고, 포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사들은 목숨 바쳐 싸우려 하지 않는다. 병사들이 목숨 바쳐 싸우지 않으면 군대는 공을 이룰 수 없고, 그러면 나라는 허약해진다. 나라가 허약해지면 적은 가만히 앉아서도 스스로 강해진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주공과 같은 재능과 미덕을 가진 사람이라도 교만하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고, 남에게는 인색하면 다른 장점은 다 쓸모없게 된다"고 했다.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불행한 경우는 교만하거나 인색한 상사와 함께 일하는 것일 겁니다. 둘 중 하나만 해도 괴로운데, 교만한 데다 인색하기까지 하면 최악이죠.
사람들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 특히 일을 함께 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려고 이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참아가며 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열심히 일하는 부하를 '그냥 그는 일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하거나 상사인 자신을 존경하고 심지어는 배우고 싶어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보상은 더 많은 일'이라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한비자는 "왕을 사랑하는 신하는 없다. 신하가 왕을 떠받드는 것은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조직 내의 충성과 헌신은 금전과 복지 등의 다양한 보상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충성과 헌신을 요구하려면 일차적으로 그만한 금전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고, 부차적으로 복지 등 다양한 보상도 이뤄져야 하겠지요.
인색하고 교만한 사람이 일을 성취하지 못하는 원리는 이렇습니다. 인색한 사람은 금전적 보상을 아끼지요. 교만한 사람은 자신만을 인정하고 모든 공로를 자기가 차지하려 들기 때문에 함께 일한 사람들의 인정 욕구를 해칩니다.
세상사는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죠.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그 재능을 인정받아 펼칠 기회를 얻어야 하고,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협조를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만하고 인색한 자의 조직에선 그런 자에게 협조하거나 그의 성취를 도울 충성과 헌신이 없게 되죠.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들 돕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니 이룰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이익의 나눔'은 생각보다 더 굉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인류에 제시된 여러 사상들을 종합할 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힘은 '사랑'입니다. 지구상엔 정말 다양한 사랑의 이론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예수의 박애, 석가모니의 자비, 공자의 인(仁)은 한마디로 압축하면 사랑입니다. 물론 그 사랑에는 다양한 급이 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 제시된 사랑 중 가장 급이 깊은 사랑은 예수의 '박애'와 묵자의 '겸애'가 꼽힙니다. 박애는 워낙 널리 알려져 있으니 겸애만 살피고 지나가죠.
우리가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도 배웠던 겸애는 '겸상애 교상리(兼相愛 交相利)'에서 온 말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은 이익을 나누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利)를 말하는가. 나는 의(義)를 말한다"는 맹자의 말에, 묵자는 "헛소리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그러면서 "의(義)가 곳 이(利)"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익을 보고 기뻐하고, 그것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이지요. 이익을 나누는 것만큼 사람을 감동시키고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건 없다는 말입니다. 이익을 나누지 않으면 세상의 분란은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한 것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