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무력으로 통제하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주 시상식을 앞두고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한 작가의 기자회견 내용 먼저 보시고 곽상은 특파원 연결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2024년 한국의 비상계엄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잇따르자, 한강 작가는 특유의 차분한 어조로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강/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바라건대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그런 방식으로 통제를 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맨몸으로 군을 막으려고 애쓰던 이들의 모습에서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고 내적 갈등을 느끼며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였던 젊은 군경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둘러싼 유해도서 지정 논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저자로서 가슴 아픈 일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한강/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 유해도서라는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를 하고 이런 것이 책을 쓴 사람으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거 아니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엔 언어의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강/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 강압적으로 막으려 한다고 해서 그게 잘되지 않는 그런 속성이 언어에 있다고 생각이 돼요. 그런 언어의 힘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상계엄 비판으로 시작된 40여 분간의 기자회견은 '희망'의 메시지로 끝을 맺었습니다.
[한강/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 때로는 희망이 있나 이런 생각을 할 때도 있어요. 희망이 있을 거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영상취재: 김시내,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