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5살 이상 노인들을 상대로 정부가 조사한 결과 늙고 아프다고 해도 자녀에게 기대서 같이 살지는 않겠다고 답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경향이 최근 3년 사이 더 강해졌다고 하는데 그 배경을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양천구의 한 경로당.
만약 몸이 아프게 된다면, 어떻게 할지 물었습니다.
[서정식/서울시 양천구 : 자식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을 내가 해본 일이 없어요. (내가 쓰고) 남는 돈으로 또 병원에 다닐 수도 있고.]
65세 이상 노인 1만 78명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 악화로 돌봄이 필요해질 경우, 자녀, 형제, 자매 등 가족과 동거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5%에 불과했습니다.
3년 전에는 7.2%였는데, 4.7%포인트나 더 떨어진 겁니다.
공공 돌봄 서비스를 받더라도 홀로 또는 배우자와 사는 현재 집에 계속 살겠다는 응답이 48.9%로 가장 많았습니다.
노인요양시설이나 노인전용주택으로 가겠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독립적 생활을 유지하려는 경향은, 건강한 경우에도 비슷했습니다.
현재 집 거주 의사가 87.2%에 달한 겁니다.
자녀에게 기대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진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요즘 노인층이 더는 보호받는 특수집단이 아닌, 높은 구매력을 가진 소비집단으로 변모 중이기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김정석/한국인구학회장 : 옛날에는 노인 세대가 90%는 다 좀 나이 드시고 (경제적으로) 힘드시고 요즘 노인분들 중에 자신 본인이 재력을 가진 분들도 많아요. 굳이 자식들한테 그럴(의지할) 필요는 없죠.]
여기에 자신의 삶의 질을 최우선에 두는, 앞 세대와는 달라진 가치관과, 청년 취업난 등으로 자녀세대의 부양능력이 오히려 과거보다 약화했다고 여기는 점도, 노인층 인식 변화의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꼽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홍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