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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납품인데 잿더미"…공단 76개 동 삼킨 불

<앵커>

어제(20일) 인천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나, 건물 70여 곳을 태우고 나서야 11시간 만에 화재가 완전히 진압됐습니다. 그 원인을 찾기 위한 합동 현장감식이 오늘 진행됐는데요. 피해 업체 직원들은 당장 오늘 납품할 제품까지 모조리 불타버렸다며 막막해하고 있습니다.

현장 앤 간다 이태권 기자입니다.

<기자>

건물에서 시뻘건 화염이 넘실대고,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소방대원들이 필사적으로 물을 뿌리지만 불길은 강풍을 타고 주변 공장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어제 오전 인천 서구 왕길동 공장 단지를 덮친 불은 11시간 만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곳 들은 잿더미로 변했고, 공장 건물은 철제 뼈대만 남았습니다.

강한 바람에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일대 36개 공장의 건물 76개 동이 불에 탔습니다.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거나 천막 창고 등 가설 건축물이었던 데다 다닥다닥 붙어 있던 탓에 피해가 커졌습니다.

환기 장치를 만드는 한 피해 공장은 가설창고 두 동이 통째로 불에 탔습니다.

순식간에 옮겨 붙은 불길에 제품을 하나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이종성/피해 공장 대표 : 갑자기 바람이 저쪽으로 불다가 이쪽으로 오다 보니까 우리 공장이 여기인데 불이 그냥 순식간에 붙어 가지고….]

주차장 출입구 차단기를 만들던 인근의 한 공장.

당장 오늘 납품했어야 하는 제품들까지 몽땅 불타면서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상태입니다.

[피해 업체 관계자 : 납품해야 되는 업체한테 신뢰를 지켜야 되는 거잖아요. 그래야 또 계속 일을 할 수가 있는 건데 그거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 지금 그게 힘든 거죠.]

공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영업해 온 인근 식당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양정숙/피해 식당 업주 : 한 달 외상 주고 이제 한 달 지나고 나면 돈을 받는 거기 때문에 이거 지금 밥값만 해도 지금 4, 5천 돈인데 이거 장부가 다 타버렸으니까 이 이걸로 어디가 하소연하느냐고요.]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가 처음 발생한 기계공장을 중심으로 오늘 3시간 동안 합동감식을 벌였습니다.

사무실에서 처음 불이 시작됐다는 점을 토대로 방화나 화학물질 폭발보다는 전기적 문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이상학,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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