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은퇴한 뒤에도 일을 쭉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기 은퇴를 뜻하는 '파이어족'이 화두였던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취업포털 사람인이 20대부터 60대까지 성인 남녀 4056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인데요. 10명 중에 9명이 정년 이후까지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정년이 가까워진 50대 이상에서는 사실상 전부나 마찬가지인 95.8%가 정년 이후까지 노동 시장에 남아있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20대로 내려가도 지금의 정년에 은퇴하는 건 너무 이르다고 느끼는 사람이 응답자 3명 중 2명 꼴이었고요. 30대, 40대로 갈수록 그 비율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파이어족'이 화두였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자발적으로 조기 은퇴하고 싶다, 이런 담론 활발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고물가, 고금리 환경, 이것도 분위기를 바꾸는데 적잖은 역할을 한 걸로 분석됩니다.
파이어족 얘기가 자주 나오던 몇 년 전만 해도 10여 년 가까이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저물가가 유지됐습니다.
선진국들은 대체로 고령사회가 되고 있으니 노년의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연금은 더 많이 붓고, 저축이 늘어날 거다, 노인들이 소비는 별로 안 할 거다... 그럼 이제 인플레는 사라지는 건가? 이런 담론까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급격한 고물가를 다시 경험하면서 60세 이후에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연금과 저축만으론 역시 불안하다, 이런 심리가 커진 면이 있는 걸로 분석됩니다.
한 걸음 더
물가가 치솟았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려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이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한 부자들은 더욱 큰 부자가 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한층 더 커졌습니다.
이번 설문에서는 노년까지 일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복수 응답으로 여러 가지 대답을 받았는데요.
은퇴해도 먹고살긴 하겠지만, 여유자금이 빠듯할 거다, 그래서 일하고 싶다는 사람도 31% 가까이 됐습니다.(30.6%)
부양을 계속해야 한다는 경우도 20%를 넘습니다.(20.2%)
출산과 육아가 늦어지다 보니, 본인이 60세를 넘었어도 자녀들이 아직 공부하고 있거나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 전인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 것도 새롭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