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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뻘 김정은에 '벌벌'…북한 간부 사회에 퍼진 불안감

<앵커>

김정은 심기를 거스르면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든 곳이 북한입니다.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 간부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지난해 말에 탈북한 전직 북한 고위관리를 만나서 생생한 증언 들어봤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열린 정치국 회의.

김정은의 지시를 받는 김덕훈 총리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다른 간부들도 김정은이 지시할 때마다 자동으로 일어섭니다.

간부들은 왜 이렇게 얼어 있는 걸까.

지난해 말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장성택 처형 사건이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북한에서 김정은이 집권한 후에 제일 큰 사건이 장성택 처형이지 않습니까. 장성택이 처형된 기본 원인이 수령에 대한 자세와 입장 문제였거든요.]

태도가 볼손해 보이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간부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주변에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일꾼들이 항시적으로 나를 감시하죠. 의도적인 건방짐이나 이런 태도로 (인식)되면, (간부들은) 언제든 처형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죠.]

아들뻘인 김정은에게 반말을 듣는 것도 북한 간부들은 당연하게 여깁니다.

김정은에게 존댓말을 들으면 오히려 불안하다고 합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김정은의) 말은 뭐 거의 다 반말이죠. 수령 앞에 섰을 때 수령이 나한테 반말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오히려 나한테 존댓말을 하면 불안해지는 거예요. 이거 갑자기 왜 이러지.]

김정은이 화났을 때는 일단 피하고 봐야 한다는 게 불문율입니다.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김정은이) 현지시찰 갔는데 뭐가 눈에 거슬렸어요. 막 화가 난 상태니까 뭐 누구한테 물어보려고 이렇게 머리를 돌리니까, 여기 있던 사람들이 막 이렇게 비킨다는 거예요. 또 이쪽을 보면 이쪽으로 다 비키고….]

김정은 지시라면 무조건 해야만 하는 상황.

[리일규/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 (김정은) 말씀이 내려오면 그거는 절대성, 무조건성을 띠는 거죠. 잘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해야 됩니다.]

잘못된 지시라 해도 감히 토를 달 수 없다 보니 시키는 일만 하려는 분위기가 간부사회에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이찬수,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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