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중국 식당, 앞다퉈 "반값"…미슐랭도 '가난뱅이 정식'

<앵커>

중국의 유명 미슐랭 식당이 가격을 크게 낮춘, 이른바 '가난뱅이 정식'을 내놨습니다. 우리처럼 중국의 소비자들도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다 보니, 비싼 메뉴만으로는 장사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베이징에서 권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통 훠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랜차이즈 식당입니다.

최근 10년 전 가격에 평일 점심 메뉴를 내놨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와서 이렇게 3인분을 시켰습니다.

1인당 49.9위안, 우리 돈 약 9천300원이면 이렇게 음료까지, 푸짐한 식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 식당 체인은 최근 3년 반 동안 2천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1조 원대 연 매출을 자랑했지만, 급격한 매출 감소에, 반값 메뉴를 내놓은 것입니다.

[중국 소비자 : 2011년 객단가는 35위안(약 6,500원)에 불과했지만, 11년 동안 가격이 꾸준히 올라 2022년에는 63.9위안(약 12,000원)이 됐어요.]

커피 한잔이 한 끼 밥값을 훌쩍 넘겼던 스타벅스도 반값 음료를 출시했습니다.

온라인 생방송으로 쿠폰을 판매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동났습니다.

유명 미슐랭 식당은 이른바 '가난뱅이 정식'을 선보였습니다.

1인당 7만 원대 코스 요리인데, 이 식당의 계란 볶음밥 한 그릇이 1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최고급 식당까지 이렇게 가격 경쟁에 뛰어든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손실 때문입니다.

올 상반기 베이징 요식업계의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상하이 식당들은 1천400억 넘는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 상반기 폐업한 식당은 중국에서 105만 6천 곳으로 2022년의 4배 수준입니다.

중국 경제가 소비 침체 속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식당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저가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중국 소비자 : 예전에는 외식을 일주일에 한 번 했는데,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하기도 어렵습니다.]

부동산 침체와 정리 해고 광풍에 중장년층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취업난에 청년층은 쓸 돈이 없는 까닭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김나미, 영상출처 : 더우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