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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베이비박스 찾는 위기임산부…'병원 밖 출산'도 여전

<앵커>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게 하는, '보호출산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요. 여전히, 병원 밖에서 아이를 낳거나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산모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이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관악구의 베이비박스.

양육이 어려운 사정의 산모에게서 신생아를 받아주는 미인가시설인데, 지난 2009년 문을 연 뒤 그동안 2천100여 명의 신생아가 이곳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지난달 19일, '보호출산제'가 처음 시행된 이후, 이곳을 찾은 산모는 줄어들었을까.

이 기간에 베이비박스에는 12명의 신생아가 놓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명보다 오히려 늘었습니다.

위기임산부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병원이 아닌 곳에서 낳습니다.

이곳 베이비박스를 찾은 산모 중에는 이런 '병원 밖 출산'도 여전히 많았습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센터장 : 많아요. (많아졌어요?) 매일 거의 매일 들어오니까요. 그리고 올해만 해도 지금 병원 밖 출산이요, 8명.]

익명출산이 허용되면서 '긴급전화 1308'에 전화하면, 상담 후 병원에서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아직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비박스 관계자는 기회 닿는 대로 산모에게 신생아를 포기하지 말라고 꼭 설득한다고 말합니다.

최근 베이비박스를 찾아온 6명 가운데 2명이 상담 이후 아기를 되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센터장 : 엄마들은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 (여기) 오는 거거든요.]

충분한 상담이 병행되는 '보호출산제'가 안착하면 '아기를 포기하는 일'이 더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는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보호출산제'의 시행과 이용 방법을 위기임산부에게 폭넓게 알릴 방안이 고민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허민숙/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지금 그렇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지원 제도가 있단 사실 자체를 모르는 위기임산부가 너무 많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질문을 온라인에 올렸을 때 가장 먼저 손 내미는 자가 정부여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시행 후 667건의 위기임산부 상담을 했고, 그중 19명이 보호출산제를 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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