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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구멍 뚫린 돌봄, '필리핀 이모님'이 해법?

왜 '필리핀 이모님'이 필요해요? 영어 때문?


지난 8월 6일 인천공항에 필리핀 여성 100명이 입국했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저출생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시범 도입한 외국인 가사 관리사들이다. 하루 8시간 월 238만 원이라는 비용에도 모두 731가구가 신청해 5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로 최종 157가정이 선정됐다.

왜 신청했을까? 수차례 국내 아이돌보미를 채용했었던 6살, 4살 남매의 어머니를 만나보았다. 그동안 조건에 맞는 돌보미를 구하기가 힘들었다면서 아이들의 영어교육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다른 부모님들도 필리핀 도우미의 장점으로 영어 사용을 꼽았다.

돌봄 노동자들의 반발…"싸구려 노동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국내 아이 돌봄 노동자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 돌봄 노동자는 '싸구려 노동자'가 된 것 같다며 심적 타격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파트타임으로 일할 때가 많아 소득이나 처우 면에서 '열악한 일자리'지만, 최근 경쟁률이 15대 1이 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긍심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었는데, 찬물을 끼얹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취재진은 불법으로 한국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한 필리핀 여성도 만나봤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며 한 달에 109만 원을 받는다는 안젤라(가명) 씨. 그는 자신의 급여는 낮지만, 가정에 입주하여 숙식비용이 안 들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에 들어온 필리핀 여성 관리사들은 출퇴근 형태여서 한국의 비싼 물가 때문에 만족할 만한 급여는 아닐 거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지속 가능할까?


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외국인 가사관리사 1,200명을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비용을 낮추기 위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등을 추진 중이다. 고비용 문제 때문에 고소득 가정을 위한 정책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의 사업 확대 의지에도 다수의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보육제도와 아이 돌봄 서비스 등 공적 돌봄을 강화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번 주 <뉴스토리>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그 실효성을 함께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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