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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뚫고 우여곡절 파리행…'돌풍' 김유진 금빛 엔딩

▲ 김유진 결승 경기

김유진(23·울산광역시체육회)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태권도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낮습니다.

김유진은 세계태권도연맹(WT)이 대회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올림픽 겨루기 랭킹에서 여자 57㎏급 24위에 올랐습니다.

김유진보다 국제대회 등을 통해 실적을 낸 선수가 23명이나 된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준(20·경희대)은 세계 5위입니다.

서건우(20·한국체대)와 이다빈(27·서울특별시청)은 4위에 올라 있습니다.

김유진을 제외한 나머지 대표팀 동료들에게는 자동으로 이번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졌습니다.

WT가 각 체급 랭킹 5위 안쪽에 들어간 선수들에게는 파리행 티켓을 줬기 때문입니다.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3개 체급 외에 나머지 한 장은 대륙별 선발전을 통해 가져왔습니다.

대륙별 선발전은 남녀 각각 2장 미만의 출전권을 딴 국가만 출전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티켓은 여자부 1개 체급이었습니다.

대륙전 선발전에 출전할 선수를 놓고 경기력향상위원회는 별도 내부 선발전을 치렀고 여기서 김유진이 최종 결정됐습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친 데다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가 국가별 출전 선수 제한 규정이 사라진 뒤 역대 최소 인원에 그쳐 태권도계에선 걱정이 컸습니다.

올림픽 태권도 종목은 메달이 특정 국가로 쏠리는 것을 막고자 2012 런던 대회까지는 국가당 남녀 2체급씩,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도록 제한됐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체급당 한 명씩 최대 8명이 출전할 수 있었고, 한국은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5명, 2020 도쿄 대회에 6명이 나섰습니다.

파리 대회도 도쿄 대회 수준의 선수단을 파견할 걸로 예상했지만,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세계 랭킹 외에도 WT 그랜드슬램 챔피언스 시리즈 랭킹, 대륙별 선발전 등을 통해 파리행 티켓이 배정됐습니다.

하지만, 한국 태권도는 그랜드슬램 챔피언스 시리즈에서 단 한 장도 티켓을 따지 못했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한국의 김유진이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협회의 기대를 받은 김유진은 지난 3월 아시아 선발전 4강에서 캄보디아의 줄리맘을 라운드 점수 2대 0(15-5 12-1)으로 완파하고 이 대회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김유진은 지난 6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체급 선정, 국내 선발전을 거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며 "대륙별 선발전까지 가게 되면서 해내고 돌아와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김유진은 그간의 고생을 생각하더니 "오히려 올림픽 본선이 별것 아니다"라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자체 선발전, 대륙별 선발전으로 이어지는 바늘구멍을 통과한 김유진은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돌풍을 일으키며 금메달까지 따냈습니다.

한국이 이 체급에서 금메달을 챙긴 건 2008 베이징 대회 임수정 이후 16년 만입니다.

한국 태권도는 남자 58㎏급의 박태준에 이어 이틀 연속 금빛 낭보를 전하면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노골드'의 아픔을 씻고 부활을 알렸습니다.
 
▲ 경기 직후 김유진 인터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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