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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갇힌 수증기…폭염보다 열대야 잦은 올여름

<앵커>

8월 중순을 지나면 원래 더위가 한풀 꺾이곤 하는데, 올해는 덥고 습한 날씨가 평소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기상청이 내다봤습니다. 특히 올여름은 밤이 돼도 기온이 잘 내려가질 않아서 더 지치고 피곤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대야가 계속되는 이유가 뭘지, 김민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올해 여름밤은 유난스럽게 덥습니다. 실제 데이터는 어떨까.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1994년, 2016년, 2018년, 이렇게 세 번의 여름을 확인하니, 모두 열대야 일수가 폭염보다는 적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입니다.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3일, 폭염 12.2일보다 많습니다. 왜 그럴까.

한반도 남서쪽에서 꿈쩍 않고 있는 이 고기압이 태평양 고기압입니다.

이 고기압이 밤낮없이 열기를 남서풍에 태워서 한반도로 불어넣습니다.

예년에는 그래도 밤이 되면, 기온이 어느 정도 떨어지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한반도 상공에 수증기가 유달리 많은 데다, 고기압들 사이에서 수증기가 갇혀 있는 모양새라, 밤에도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겁니다.

이런 와중에 오늘(8일) 새벽, 5호 태풍 '마리아'가 발생했습니다.

'마리아'는 일본의 동쪽 해상을 지날 걸로 보여 우리나라에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를 주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그러면 혹시 더위 해소에는 변수가 될까.

통상 태풍이 이렇게 이동을 한다면, 주변의 기압 배치가 요동칩니다.

한반도 주변 고기압들의 배치가 태풍 때문에 바뀌어 준다면, 더위가 좀 꺾일 수도 있겠는데, '마리아'의 이동 경로가 워낙 한반도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위 해소에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통상 오는 15일을 전후로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는 했지만, 올해는 폭염과 열대야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기상청은 봅니다.

한편, 오늘도 폭염경보가 이어진 서울에서는 오전 한때 서울 동남권에만 호우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폭염 속에서도 전국 곳곳에서는 이렇게 강한 소나기가 국지적으로 올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겠습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강경림·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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