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원하는 좌석에 앉아라" 하던 항공사, 50년 만에 정책 바꾼 이유

미국의 대표 저비용 항공사(LCC)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이 50여 년간 탑승 순서에 따라 선착순으로 좌석을 제공하던 정책을 포기하고 지정좌석제를 도입합니다. 

25일(현지시간)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정 좌석제와 프리미엄 좌석제 도입, 심야 항공편 계획 등을 담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수익을 늘리기 위한 목적과 고객 80%가 지정된 좌석을 선호한다는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자체 조사 결과 현재 고객의 80%, 잠재 고객의 86%가 지정 좌석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정 좌석제로 전환하면서 앞으로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67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50년 넘게 좌석을 따로 배정하지 않고 자유석으로 운영해 오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줄 서는 순서만 정해주고 기내에 탑승한 승객들은 자유롭게 원하는 좌석을 선택해 앉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올해 성장 둔화, 예상보다 적은 항공기 인도, 일련의 안전사고 등으로 다른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상태였습니다. 또 좌석 지정제의 장거리 항공편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아지는 등 선호도 역시 이전과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를 느낀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항공사를 변화시키고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초부터 지정 좌석과 함께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이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제공할 예정이며,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과 같이 수익률이 높은 좌석을 판매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내년 2월부터는 야간 운항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다만, 항공사 중 위탁 수화물 2개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유일한 사우스웨스트 항공만의 정책은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밖에 자세한 정책 변화 사항에 대해서는 9월에 다시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다른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좌석에 대한 추가 요금을 부과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안 선착순 좌석을 유지하던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전략적 변화”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