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점 바닥에 맥주 쏟는 중구청 공무원 일행
대구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관할 구청 공무원이 매장 바닥에 맥주를 쏟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구청장이 사과문을 올리고 수습에 나섰습니다.
대구 중구청은 오늘(18일) 구청 홈페이지에 구청장 명의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했습니다.
앞서 지난 13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 씨가 대구 중구청 직원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A 씨는 이 글에서 지난 7일 중구청 직원 B 씨를 포함한 일행이 가게 바닥에 일부러 맥주를 붓는 행위를 반복하고 A 씨 아내에게 폭언했다며 가게 내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B 씨 일행 탁자 밑이 흥건하게 젖어있는 것을 발견한 A 씨 아내는 바닥을 닦기 시작하자, B 씨 일행은 계산을 하고 다시 돌아와 A 씨 아내를 향해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 "돈 주고 사 먹는데 맥주를 흘릴 수도 있지. 바닥에 오줌을 쌌냐, '먹튀'(계산을 하지 않고 도주)를 했냐"라고 따지듯이 소리 질렀다고 A 씨는 주장했습니다.
이어 B 씨 일행 중 한 명은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 모르는 사람 없다"라며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 주겠다"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A 씨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신혼부부인 저희에게 한 줄기 희망조차 안 보인다"며 "너무 속상하고 무서워서 하소연해 본다"라고 한탄하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A 씨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됐고 대구 중구청에 관련 민원이 제기되자 B 씨 일행 중 1명이 구청 직원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구청장은 사과문에서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중구청 직원의 맥주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해당 업체 사장님과 주민 여러분, 그리고 이번 사건을 접하신 많은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구청 관계자는 "자체 조사를 시작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대로 징계 등 관련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중구청 홈페이지, '아프니까 사장이다'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