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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급발진' 미스터리…EDR 신뢰성 논란

<앵커>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내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급발진이 맞는지 따져보기 위해서 사고 전후의 운행 정보가 저장되는 장치, EDR을 분석해 보는데 최근 이 기록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정준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할머니가 몰던 차량이 돌진해 손자가 숨진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이게 왜 안돼. 도현아, 도현아!]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운전자 주장과 달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고기록장치 EDR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페달 오조작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

운전자 측은 EDR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사고 재연 실험을 진행했고, EDR 기록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EDR은 사고 발생 5초 전부터 0.5초 간격으로 속도와 엔진회전수, 가속 페달 밟은 정도, 브레이크 사용 여부 등의 정보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EDR 감정으로 차량의 기계적 결함이 인정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EDR이 최종 데이터만을 기록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엔진이나 자동변속기 등을 제어하는 전자 제어 장치의 오류로 급발진했다면, 원래 운전자의 조작이 아닌 오류로 발생한 기록만 EDR에 남을 수 있다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ECU(전자 제어 장치) 자체도 이 판단을 잘못하는 즉 소프트웨어가 엉켰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기를 통해서 나오는 자동차 기록장치도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없습니다.)]

국과수는 전자 제어 장치의 정상 여부도 검사한다며 잘못된 결과가 EDR에 기록될 확률은 희박하다고 반박합니다.

[김종혁/국립과학수사연구원 차량안전실장 : ECU(전자 제어 장치)가 만약에 잘못됐다라고 하면 ECU 내에는 고장 코드가 남게 되고요. 그 고장 코드가 실질적으로 그 사고와 관련이 있는 부분인지 또한 저희가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 급발진 구간은 통상 수십 초간 이어지는데 EDR은 5초만 기록되는 점도 논란을 키우는 이유로 꼽힙니다.

아예 페달 부분만 녹화하는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최준석/블랙박스 시공업체 관계자 : 증거가 좀 확실하게 사용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분들이 좀 많이 찾으신 것 같아요.]

미국에선 EDR을 20초 동안 기록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우리 정부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최대 45개인 EDR 기록 항목을 67개로 늘리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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