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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가공식품마저…" 또 오르는 먹거리 물가…4집 중 1집 '적자 살림'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이번 주말부터 초콜릿 제품들의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고요. 얼마나 오릅니까?

<기자>

ABC 초콜릿 한 봉지는 10.5%가 오르면서 대형마트에서 5천280원이 됩니다.

가나초콜릿 70그램짜리 제품도 16.7%가 오르면서 이제 1개에 2천 원을 넘어가게 됩니다.

국내 제과업계 1위인 롯데웰푸드가 이번 주 토요일 6월 1일부터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와 아이스크림까지 17가지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올리는데 따른 겁니다.

원래는 이달 1일부터 올릴 계획이었는데요.

물가 안정 노력에 동참해 달라는 정부 요청으로 한 달을 늦췄다가 이번 주말부터는 계획했던 대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허쉬초콜릿의 허쉬를 비롯한 글로벌 초콜릿 업체들은 이미 올해 들어서 5~6% 정도씩 가격을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최근에 원자재 가격 상승세 속에서도 가장 통제 불능으로 올랐던 게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가공품 코코아입니다.

코코아 선물 거래가는 지난달 한때 톤당 1만 2천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1년 만에 4배 넘게 오른 겁니다.

코코아 생산이 집중돼 있는 서아프리카 지역에 지난해 폭우와 가뭄이 교차하면서 카카오콩 대흉작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정한 대로 카카오콩값을 받는 이 지역의 가난한 농부들이 몇십 년째 같은 나무들에서 수확을 쥐어짜 내다시피 하다가 병충해에 약해진 늙은 나무들이 이상기후에 더 취약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 코코아 가격은 하락세이기는 합니다.

최고가에서는 3분의 2 수준까지 내려와서 이제 톤당 8천100달러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코코아 가격 이상 급등세에 가세했던 투기 수요나 브로커들 간의 눈치 싸움이 좀 진정됐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제과업체들은 지난 15년간 유지했던 가격대에서는 여전히 3배 넘게 올라있는 원료가격의 부담이 크다면서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오르는 게 또 하나 있다고요. 김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는데 또 뛰네요.

<기자>

우리 조미김 시장의 대표적인 제품인 양반김 제품군도 이번 주말부터 평균 15% 정도씩 가격이 오릅니다.

20봉짜리 들기름 김 1만 원을 돌파해서 1만 980원이 되고요.

9봉짜리 참기름 김도 5천 원을 넘어가게 됩니다.

다른 김 브랜드들 역시 이미 이달 초부터 가격을 올렸거나, 하나씩 인상하고 있습니다.

조미김도 원초 가격이 1년 전의 2배가 된 상태입니다.

김은 사실상 한중일 3국에서 다 나오는데, 이제는 동북아 사람들만 김을 먹는 게 아니라 세계인들이 같이 먹는 기호식품이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생산이 전 세계 김 수요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지금 정부가 관세를 세금을 낮춰서 외산 김을 들여오게 하고 있지만 가격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같은 신선식품류에 비해서 비교적 가격을 유지해 왔던 이런 가공식품류들이 최근 들어서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겁니다.

지금 전체 물가에서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먹거리 물가가 쉽게 진정되기 어려울 걸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앵커>

먹고사는데 쓰는 돈이 이렇게 늘어나니까 생활비 부담이 너무 크다. 이렇게 호소하는 분들이 요즘 많습니다.

<기자>

나라가 집계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1분기 살림살이 지난 금요일에도 간략하게 전해드렸는데요.

우리 가계 네 집 중에 한 집은 적자 살림을 했습니다.

벌어들인 돈, 소득에서 세금 내고 대출받아 놓은 거 이자 내고 나면 생활비로 쓸 돈이 부족한 집이 네 집 중 한 집을 넘었다는 겁니다.

저축해 놓은 돈을 까먹거나 돈을 더 빌려서 소비해야 했다는 거죠.

저소득층이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딱 중상층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 상위 20%에서 60%의 가구들도 적자 살림을 한 집들이 20% 가까이 되는 걸로 나타났고요.

최상위 20%도 열 집 중 한 집은 1분기에 적자를 봤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다른 수입원 없이 근로소득, 일해서 벌어들이는 임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른바 월급쟁이 가구들이 더 힘들어진 시기였습니다.

특히 대기업들의 연초 상여가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그냥 월급명세서에 찍혀 나오는 금액이 지난해보다 줄었을 뿐만 아니라, 물가까지 반영한 실질 근로소득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임금 고소득자들이 속한 중상층의 적자 살림이 특히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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