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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선율의 '사계'…예술 속 '기후 위기'

<앵커>

사계절의 아름다운 변화를 담은 비발디 협주곡 '사계'가 다소 황량한 선율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더 나빠질 걸로 예측되는 미래 기후 데이터를 반영한 작품인데요. 이렇게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담긴 작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비발디 협주곡 '사계', 18세기 원곡이 표현한 싱그러운 봄의 선율이 현대판 편곡에서는 무겁고, 황량한 느낌으로 바뀝니다.

쉼 없이 지저귀는 새들을 표현한 바이올린 파트는 줄어들고, 리듬과 음량은 불규칙해집니다.

'불확실한 사계'는 2050년의 기온, 강수량, 해수면 높이 같은 기후 예측 데이터에 맞춰 비발디 협주곡 '사계'의 선율을 인공지능이 편곡한 작품입니다.

현실로 닥쳐오는 '기후 위기'가 음울한 '사계'의 선율을 만든 셈입니다.

[박민우/서울 양천구 : 불규칙하고 새들조차도 뭔가 분위기가 많이 바뀐 듯한, 위기감을 좀 느끼는 듯한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우리나라에서는 3년 전 초연된 이 곡은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에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 다시 연주됐는데, 세계 각지를 돌며 이뤄진 프로젝트 공연의 일환입니다.

[임지영/예술감독 : 프로젝트성이 강한 음악이기 때문에 조금 생소하시더라도 이 생소함이 가져다주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볼 수 있는(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다양한 전시도 열리고 있습니다.

'멸종위기 해양동물 시리즈', 고상우

뱃속 쓰레기를 쏟아내며 애처로운 표정으로 응시하는 대왕고래.

멸종 위기 동물의 현실을 초상화 형식으로 담은 사진전입니다.

'뉴락 (New Rock)', 장한나

이 돌덩이는 사실 플라스틱.

태양과 땅의 열기에 녹고, 바람과 파도에 깎여 돌덩이처럼 된 이 기후 위기의 산물에는 '뉴락'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7년째 전국을 돌며 '뉴락'을 수집해 온 작가는 뉴락 속 생명체의 암담한 실상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꼬집습니다.

[박은경/큐레이터 : 기후 위기에 대한 우리의 태도나 앞으로의 지향점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요즘 전시 트렌드가 되지 않았나.]

(영상취재 : 제 일·양두원,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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