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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아이에게 도움 된다면 조부모가 손주 입양 가능"

<앵커>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린 손자와 손녀를 자녀로 입양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무엇보다 아이의 행복과 이익에 도움될 때만 허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안희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16년 10월 A 씨 부부는 미성년자 입양을 허가해달라며 법원을 찾았습니다.

입양 대상은 다름 아닌 외손자였습니다.

생후 7개월에 친모인 딸이 맡기고 간 아이는 조부모인 A 씨 부부를 아빠 엄마로 알고 자랐습니다.

학교 갈 나이가 다가오자 손자를 아들로 입양하려고 했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친부모가 살아 있는데 조부모에게 입양을 허가하면 아이를 낳은 어머니가 누나가 되는 등 가족 내부 질서에 중대 혼란이 생긴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아이가 나중에 입양 사실을 알았을 때 받을 충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오늘(23일),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입양을 허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친부모가 동의해야 함은 물론, 조부모에게 양육 능력뿐 아니라 실제 부모 자식 관계로 생활할 의지가 있는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세심하게 따져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단순히 가족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거나 자녀 정서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조부모의 손자녀 입양이 입양의 범위와 본질에 반하거나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입양이 사건 본인의 복리에 더 이익이 되는지 반하는지를 판단했어야….]

대법원은 새로 제시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꼼꼼하게 다시 따져보라며 사건을 울산가정법원으로 보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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