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는 내년 7월 22일과 23일에 소프트볼 경기가, 29일에 야구경기가 개최됩니다. 소프트볼과 야구의 모든 경기가 여기서 열리는 건 아니고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의 안전성을 '과시'하기 위해 예선 경기 일정 가운데 일부를 후쿠시마에서 열기로 한 겁니다. (소프트볼과 야구의 메인 경기장은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의 현실은 현실대로 인정해야 하고, 경기장에서 뛸 선수들은 물론 올림픽 관계자들의 불안과 걱정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함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이 취재파일을 접하는 분들께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의 가장 최근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먼저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의 방사선 수치를 다룬 박세용 기자의 취재파일( ▶ [사실은] 日 후쿠시마 야구장의 방사능 수치가 뜻하는 것은?)을 보시면, 다른 언론사에서 보도한 영상 캡처가 있습니다. 0.50 μ㏜/h(시간당 마이크로시버트)가 나왔다는 이미지입니다. 이 수치가 이른바 '안전 기준치'를 넘는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박 기자가 해당 취재파일에서 지적한 부분을 참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27일, 약 두 시간 가까이 아즈마 경기장 근처에 머물면서 고감도 방사선량 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한 수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측정 높이는 지상 1.2m에서 1.4m 사이로 유지했고, 사진을 촬영하기 전 10초 이상 자세를 유지해 최대한 안정된 수치를 얻으려 했습니다. 측정기를 얇은 비닐로 감싼 건 먼지나 흙 등 불순물이 측정기 본체의 센서 근처에 붙어서 측정치에 영향을 주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측정기를 대여한 업체에서도 측정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도쿄 신바시에 위치한 SBS 도쿄지국 사무실 내부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0.03 마이크로시버트였습니다.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에서 도쿄의 사무실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되고 있는 겁니다. 현장에서 검출된 방사선량의 수치를 어떻게 봐야할 것인지는 앞서 링크한 박세용 기자의 취재파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일본 정부가 목표로 설정한 시간당 0.23 마이크로시버트보다는 분명 낮은 수치가 나왔지만, 이 선량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오랜 시간에 걸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 일단 많이 옮겨졌다고는 해도 아직 남아 있는 다목적 연습장의 제거토가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지, 그리고 바람의 방향이나 비 등 다른 변수들에 따라 현장의 수치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권종오 기자의 취재파일( ▶ [취재파일][단독] IOC "후쿠시마 방사능 안전하단 확약 받아")을 보면, IOC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후쿠시마 경기장 지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합니다. 도쿄 조직위원회가 제가 가서 본 대로 기준치 이하의 수치(일본 정부 설정치 이하)를 근거로 이런 통보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한체육회는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과 후쿠시마산 식자재에 대해 제3자 전문기관에 의한 방사능/방사선 수치 검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이 '기준치 이하'를 계속 주장하고, IOC가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대한체육회의 문제제기는 별다른 반향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안전한 지에 관한 또다른 논란은 권종오 기자의 다른 취재파일( ▶ [취재파일] 日정부, 후쿠시마 방사능 수치 속였나?)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