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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트럼프 "CNN에서 지지율이 100%"…따져 보니

[사실은] 트럼프 "CNN에서 지지율이 100%"…따져 보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근 30%대로 떨어졌습니다. 트럼프 집권 2기 최저 수준입니다. 이란 전쟁 여파로 해석됐습니다. 그만큼 이 전쟁을 반대하는 여론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20일이었습니다.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기 전 기자들에게 "CNN 조사에서 내 지지율이 100%로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정확히는 미국 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지지율이 100%라는 얘기입니다.

트럼프 마가 지지율 100% 팩트체크 사실은

이런 말을 한 두 번 한 게 아니었습니다. SBS 사실은 팀이 트럼프가 공식 석상에서 이런 말을 얼마나 했는지 따져 보니까, 지난달에만 6번을 했습니다.

지난달 20일 헬기 마린원 출발 직전을 비롯해, 지난달 25일 공화당 전국 하원위원회 만찬, 지난달 26일 폭스뉴스 인터뷰, 지난달 27일 플로리다 사우디 투자 컨퍼런스 연설, 지난달 29일 에어포스원 기내 기자간담회, 지난달 31일 선거 행정명령 서명식 행사 등입니다.

트럼프 마가 지지율 100% 팩트체크 사실은

CNN은 뉴욕타임스와 더불어 트럼프와 앙숙으로 유명합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마다 CNN 기자들을 향해 '가짜 뉴스'(fake news)를 만든다며 공개적으로 비난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그런 CNN이 이런 여론조사를 발표했으니, 정확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 주장, 사실일까요.

일단, CNN 여론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CNN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트럼프의 첫 발언 전날인 지난달 19일이었습니다. CNN 데이터분석가 해리 엔튼이 방송에 출연해 이 수치를 직접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트럼프 마가 지지율 100% 팩트체크 사실은

그런데 화면을 자세히 보니까, 그 출처는 미국의 지상파 NBC 여론조사로 돼 있습니다. CNN 자체 여론조사가 아니라 NBC 여론조사를 인용, 보도한 겁니다. 일단 CNN 여론조사라는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100%라는 수치입니다. CNN이 인용했던 NBC 여론조사가 어떤 건지 직접 확인해 보니까, 2월 27일부터 3월 3일까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 여론조사였습니다. 이란 전쟁이 지난 2월 28일 시작됐으니까, 이란 전쟁이 시작될 즈음의 여론이 반영된, 한 달 전 여론조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개전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떨어지고 있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반영된 결과는 아닙니다.

그래도 100%라는 수치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정말 그런 결과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NBC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할 때, MAGA 진영만 따로 떼어 트럼프 지지율을 발표하지 않아서, 여론조사를 했던 기관들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당 여론조사 분석 보고서를 확인했습니다. 이 여론조사는 민주당계 여론조사 기관인 하트 리서치 어소시에이츠(Hart Research Associates)와 공화당계 기관인 퍼블릭 오피니언 스트래티지(Public Opinion Strategies)가 공동으로 수행했습니다.

트럼프 마가 지지율 100% 팩트체크 사실은

그런데 트럼프를 지지한다 44%, 지지하지 않는다 54%, 이 정도 수치 말고는 MAGA 진영만 따로 떼어 트럼프 지지율을 분석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이른바 '하위 표본'이라고 하는데, 이걸 확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하위 표본은 원 데이터가 있다면 얼마든지 분석이 가능하긴 합니다. 아무래도 CNN이 여론조사 기관에서 직접 자료를 받아 보도했을 수도 있는 만큼, 없는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트럼프

문제는 트럼프의 'MAGA 지지율 100%' 발언이 갖고 있는 의미입니다. 트럼프의 발언이 계속되자, 외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수치에 함정이 있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마가 지지율 100% 팩트체크 사실은

그러니까, MAGA 지지는 트럼프 지지와 '동어반복'일 뿐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 당연한 수치를 갖고 홍보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 ABC 방송의 데이터 분석가였던 엘리엇 모리스도 이런 비유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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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트럼프는 "날 좋아하는 사람은 날 지지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트럼프의 'MAGA 지지율 100%' 발언의 출발점인 CNN 방송을 쭉 보면, 이 수치가 별로 의미가 없다는 취지가 핵심이었습니다. 트럼프가 MAGA 지지 세력들을 얼마나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란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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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강력해 보이는 지지율 100%라는 수치는, 자신을 향한 견고한 지지를 자랑하고 싶은 트럼프에 의해 '선택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과 앙숙 관계인 CNN의 여론조사로 '역이용'해 수치의 효능감을 높이려는 전략도 읽힙니다.

사실 정치인들은 늘 그렇듯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취사 선택해 홍보에 나섭니다. 문제는 여론조사가 '과학적'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소비된다는 점입니다. 하루하루가 바쁜 유권자 입장에서는 그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보기 어렵고, 자연히 숫자 자체를 객관적 사실처럼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즉, 같은 조사 결과도 어떤 숫자를 앞세우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정치적 메시지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함정'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는 6월 큰 선거를 앞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습니다.

(자료조사 : 작가 김효진, 인턴 박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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