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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교회 여자화장실에 카메라…군종목사가 설치

<앵커>

한 군부대 교회 여자화장실에서, 휴지통에 설치돼 있던 카메라가 발견돼 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 소령 계급의 군 목사가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사건이 경찰로 이첩되는 과정에서 불법 영상 수십 개가 삭제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북 영동에 있는 한 군부대 교회.

부대 바깥에 있어 평소 민간인들과 군인 가족 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난 2일 밤, 이곳에 있는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용 카메라 3대가 발견됐습니다.

교회에서 열린 수련회에 참석한 민간인 여성이 화장실을 청소하던 중, 휴지통에 설치돼 있던 카메라를 발견한 것입니다.

여성은 곧바로 이 사실을 교회 관리자인 군종목사 A 소령에게 알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카메라들을 설치한 것은 바로 A 소령이었습니다.

카메라가 발견되고 나흘 뒤, A 소령이 직속상관에게 '자신이 설치했다'며 자백한 것입니다.

군 수사 당국이 확인한 결과, 해당 카메라 저장장치에는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 수십 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은 A 소령을 보직해임 조치하고, 군에서 발생한 성폭력범죄 등을 민간수사기관에 이첩하도록 한 법에 따라, 지난 12일 증거 자료와 함께 사건을 경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증거자료로 넘겨받은 저장장치에는 불법촬영 영상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사건 이첩 과정에서 누군가가 영상을 삭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영상을) 지울 수도 있는 거니까 우리가 (디지털) 포렌식을 할 거다. 포렌식은 원칙적으로 해야 하는 거고.]

경찰은 교회 CCTV를 확보해 A 소령이 불법 촬영을 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해당 촬영물들을 고의로 삭제했을 경우 증거인멸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영상이 사라진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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