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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배달앱이 더 비싸…자영업자도 외면 "매출 0원이라"

<앵커>

배달의 민족이 그제(10일) 가게 주인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몇 년 전부터 지자체들이 잇따라 내놨던 공공배달앱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직접 살펴봤습니다.

<기자>

점심시간 서울 양천구에서 공공배달앱과 배달의민족을 통해 돈가스를 각각 검색했습니다.

공공배달앱에는 '돈가스·일식' 코너에 11개 업체가 등록돼 있었고, 배민에서는 수백 개 업체가 검색됐습니다.

1만 2천900원짜리 돈가스 1인분을 동시에 주문했더니, 음식이 도착한 시간은 약 35분 뒤로 두 앱이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주문하는 입장에서는 공공배달앱이 오히려 1천 원 더 비쌌습니다.

음식값은 같고 배달료는 배민이 더 비쌌지만, 배민은 배달료 전액 할인, 공공배달앱은 1천 원 할인만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도 좁고 더 비싼 공공배달앱을 쓸 이유가 없는 겁니다.

[공공배달앱 이용자 : 쿠폰도 없고 선택지도 없고, 미흡한 부분이 좀 많아 보여서 잘 안 쓰게 되더라고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배민의 중개수수료가 공공앱보다 지금도 4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배달료 차이를 감안해도 공공배달앱으로 주문하는 게 이익입니다.

하지만 주문이 들어오지 않으니 광고비를 더 내더라도 배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승태/자영업자 : 공공배달앱 매출이 없기 때문에 관리를 못하고 있어요. 그쪽에서 매출이 한 달에 0원이니까….]

이미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민간 배달 플랫폼은 자영업자들이 낸 광고비와 수수료 등으로 할인쿠폰 등 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소비자들이 민간 앱에 몰리니 자영업자들은 어쩔 수 없이 민간 플랫폼에 목매는 순환 구조가 좀처럼 깨지지 않는 겁니다.

한때 30여 개에 달했던 공공배달앱 상당수가 운영을 종료했고, 명맥을 유지하는 공공앱도 이용자 수 감소와 적자 누적으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이성훈/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소비자들로부터 공공배달앱이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다양한 마케팅 정책, 이런 것들을 개발해 내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세금 낭비 사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공공성과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공공배달앱 운영 재정립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호진, VJ : 정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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