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석유를 나르던 유조차가 식용유를 싣고 가는 모습이 공개된 이후, 그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놨던 식용유를 버리는 사람이 늘고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중국 정부가 합동 조사팀까지 꾸렸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인터넷 상품 판매 진행자들이 잇따라 식용유를 물처럼 들이켭니다.
자기 제품은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식용유 판매 인터넷 방송 진행자 : 그냥 마셔도 문제없어요… 아무런 맛도 안 나요.]
석유를 운반했던 유조차들이 세척 과정 없이, 그대로 식품 공장으로 이동해 식용 콩기름을 싣고 나오는 모습이 지난 2일 폭로됐습니다.
[유조차 운전기사 : 보통 세척을 안 해요. 담당자가 검사하면 하겠지만, 검사하지 않으면 안 씻죠.]
세척 비용을 아끼려는 건데 업계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습니다.
[유조차 운전기사 : 유조차에 '식용유'란 글자만 있으면 돼요. 기름 주입구 깨끗한 사진 몇 장 찍어두고 보여주면, 잘 보지도 않아요.]
규정대로 세척을 해도 해롭지 않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유조차 내부에 얼마나 많은 기름찌꺼기가 나오는지 보여주는 영상도 등장했습니다.
석유뿐 아니라 화학연료와 산업폐수, 심지어 분뇨까지 섞인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한 운반차에 붙은 '물 수송차'라는 종이를 들춰보자, 가려졌던 분뇨 처리 차량이라는 글자가 드러납니다.
식용유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사놓은 식용유를 버리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직영 운송이라 안전하다고 밝힌 제품은 사재기 붐을 타고 10분 만에 동났습니다.
폭로 일주일 만에 결국 정부가 합동 조사팀을 꾸려 적극 대응하겠다며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대형 식품회사와 국영기업까지 연루된 이번 사건은, 지난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최대 식품 안전사고로 평가됩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