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와 함께 광화문 현판을 두고도 최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자로 쓴 걸 한글로 바꿔야 한다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야기를 꺼낸 겁니다. 세종대왕 동상 뒤에 한자 현판은 조금 이상하지 않느냐는 게 유 장관 논리인데, 주무부처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이 내용은 정혜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검은색 바탕에 금색 한자가 선명한 광화문 현판.
일제 강점기 훼손된 광화문 남쪽 마당 월대를 지난해 10월, 100년 만에 되살리며 함께 복원했습니다.
1865년 경복궁 중건 때 훈련대장 임태영의 서체를 활용했습니다.
1968년 광화문 복원 때 내건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친필 한글 현판이 2010년 흰 바탕에 검은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고, 갈라짐 현상 등으로 논란 끝에 고증을 거쳐 지금의 현판으로 귀결됐습니다.
새 현판을 내건 지 9개월밖에 안 됐는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사견을 전제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난 5월 23일) : 세종대왕 동상이 (광화문 현판) 그 앞에 앉아 계시는데 그 뒤에 한문으로 된 현판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좀 들었고.]
한글단체들도 현재의 한자 대신 훈민정음 해례본 글자를 활용한 현판 교체를 주장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한글화 제안은 국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민형배/민주당 의원 (지난 8일) : 장관님, 그냥 내킨다고 해서 그냥 막 (한글로 교체) 하시기 없기입니다.]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아니 그렇지 않습니다. 한글, 한글 관계자들하고 여러 차례 (논의해서….)]
[민형배/민주당 의원 : 하시겠다는 거예요?]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한글 사용을) 옹호해야 되는 입장이니까, 아니 그냥 제 의견을 계속 말씀드리는 거죠.]
주무부서인 국가유산청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최응천/국가유산청 청장 : 고증과 복원의 원칙은 가장 마지막 있을 때의 원형으로 살리는 게 고증의 원칙으로 돼 있습니다.]
광화문 현판을 바꾸려면 문화유산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국가유산청은 현판 교체와 관련한 심의 계획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