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 많이 와서 배송을 못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끝으로 지난 9일 경북 경산에서 실종된 40대 택배 기사 A 씨에 대한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고된 폭우 속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종된 A 씨는 쿠팡 카플렉스 배송 기사로 그제(9일) 새벽 5시쯤 배송 중 차량이 물에 잠기자 밖에 나와 서 있다가 급류에 휩쓸렸습니다.
A 씨의 실종 사실은 직장 동료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확인됐습니다.
사고 시간대 경북 경산시에는 시간당 30mm의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 기사로 일하는 동안 비가 아무리 억수같이 쏟아져도 작업 중지하라는 연락을 단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현장에서 비가 너무 쏟아지니 로켓 배송 마감 시간을 한두시간만 늦춰달라고 요구해도 캠프에서 들어준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A 씨와 같은 쿠팡 카플렉서는 아침 7시까지 배송을 마감하지 못하면 다음에 일을 아예 배정해주지 않는 등 페널티가 있어 폭우 속에도 배송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악천후 시 배송 가이드라인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며, "해당 실종 기사에 대해 어떤 안내가 이뤄졌는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1년과 2016년에도 폭우 속 배송업무를 하던 집배원이 사망하는 등 재난 상황 시 배송 기사의 작업 중지 규정을 명문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쿠팡은 “배송 중단을 사전에 안내하였으나, 안타깝게 실족하여 폭우에 휩쓸리신 것으로 알고 있다. 기상 관련 안전사항은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고, 악천후 시 미배송에 대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구성 : 제희원 / 편집 : 소지혜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