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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노 에어컨'…"선수만 고생" 파리 무슨 일 [사실은]

<앵커>

40도를 넘나드는 더위 속에 이번 달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는 선수촌에 에어컨이 없습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선수들만 고생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실제로 선수촌에 에어컨을 켜지 않는 게 환경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팩트체크 코너에서 따져봤습니다.

박세용 기자입니다.

<기자>

섭씨 40도를 넘나드는데, 선수촌에 에어컨이 없다,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죠.

에어컨을 설치 안 한 이유, 파리 시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안 이달고/파리시장 : 기후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과 운동선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이를 인지해야 한다는 사실…]

한마디로 전기 사용량을 줄여서 그만큼 탄소 배출량도 줄이겠다는 겁니다.

프랑스는 원전 비중이 70%가 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지는 않죠.

그래서 전문가 도움을 받아서 계산해 봤습니다.

선수촌 방 7천 개에 전부 에어컨을 달고요, 하루 8시간씩 올림픽 기간인 17일간 내내 튼다고 가정하면, 이산화탄소가 10톤가량 나옵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승객 300명을 태운 여객기가 인천에서 뉴욕까지 편도로 비행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12분의 1 정도입니다.

그런데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선수촌은 풍력과 태양광 같은 "100% 재생 에너지"로 운영한다고 돼 있습니다.

결국 에어컨을 써도 직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혀 없거나 미미하다는 뜻인데, 그래서 애꿎은 선수들만 고생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의찬/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책임교수 : (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이는 것은 이제 좋다고 생각하고, 다만 이제 그 경기력에 지장을 미쳐서는 안 되겠죠.]

국내 한 기후단체는 "실질적인 탄소 저감 효과보다는 일종의 제스처고 메시지"라고 평가했습니다.

논란이 일자 IOC는 결국 미국이나 영국 등이 이동식 에어컨 2천500대를 설치하겠다는 걸 뒤늦게 허용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조성웅, 작가 : 김효진, 인턴 : 노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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