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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개복했는데 폭격…파편 박혀도 수술 멈출 수 없었다"

<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해 숨진 사람들이 46명으로 늘었습니다. 병원들도 미사일 공격을 당했는데 당시 긴박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쟁 범죄라는 비난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불 꺼진 수술실, 산산 조각나 흩어진 유리 파편들이 폭격의 충격을 보여줍니다.

현지시간 8일 러시아의 미사일이 키이우에서 제일 큰 어린이병원을 강타한 순간, 이곳에선 5개월 된 아기의 수술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이호르/'폭격 피해' 어린이병원 외과의 : 폭발 충격으로 유리창은 박살 났고, 저와 동료들은 수술대 밑바닥과 벽 쪽으로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깨진 유리 파편들이 수술진의 얼굴과 몸에 날아와 박혔지만 수술을 중단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호르/'폭격 피해' 어린이병원 외과의 : 아기의 배는 이미 열린 상태였고, 목숨을 살리려면 폭격의 순간에도 수술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같은 날 거대한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폐허로 변해버린 키이우의 또 다른 의료시설인 산부인과 병원.

숨진 7명의 의료진과 환자의 유족들이 잔해 가득한 현장을 헤맵니다.

혹시 아버지의 흔적을 찾을까, 딸은 포크까지 써가며 잔해를 헤집습니다.

러시아의 8일 공습으로 숨진 사람은 46명으로 늘었습니다.

매몰자들이 많아 인명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병원 폭격 현장에서 발견한 러시아 미사일 파편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도 전쟁 범죄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 여러 자료로 볼 때 병원을 타격한 건 우크라이나가 쏜 방공 미사일입니다.]

슬퍼할 시간조차 없이 병원 폭격 현장에는 매몰자를 찾고 현장 수습을 도우려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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