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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급발진 의심사고에 "내 차도?"…페달 블랙박스 주목

<앵커>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해도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거의 없는데요. 그래서 최근에는 운전자가 실제로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를 보여주는 '페달 블랙박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9명이 숨진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와 3명의 부상자를 낸 국립중앙의료원 택시 돌진 사고.

운전자들은 모두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급발진 의심사고 감정 건수는 지난해 117건에 달할 정도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차량 결함이 인정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법원은 사고기록장치, EDR 결과 등을 근거로 대부분 제조사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8월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을 인정한 첫 항소심 판결이 나왔는데,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았습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시속 200km 주행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려고 비상등을 켜고 갓길을 달렸고, 운전자에게 과속 전력 등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급발진에 무게를 뒀습니다.

급발진 의심 사고가 이어지고, 급발진 여부 판별 결과에 대한 신뢰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페달 블랙박스'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이태원동에서 택시가 담벼락을 들이받은 사건.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는데 페달 블랙박스를 통해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사고 원인 규명에 유용하다 보니 운전자들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양종군/블랙박스 시공업체 대표 : (설치 문의가) 시청역 사고 이후로 평소 대비 3~4배 정도 더 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페달 블랙박스 설치 운전자 : 나중에 이제 좀 억울한 상황이나 이럴 때 좀 소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제조사에 차량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했지만, 제조사들은 비용 등의 이유를 대며 거부하고 있습니다.

급발진을 둘러싼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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