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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축하해"…'사표' 품고 사는 MZ세대

<앵커>

힘들게 들어간 회사를 얼마 안 가서 스스로 나가거나 다른 데로 옮기는 젊은 직장인들이 요즘 적지 않습니다. 단지 더 큰 회사를 가기 위해서 또 더 많은 돈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서경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29살 대희 씨는 석 달 전 에어컨 청소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김대희(29세) : 아예 이런 공구랑은 완전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라 처음에 엄청 버벅거리고 어려웠는데….]

대희 씨는 지난해만 해도 방송사 PD로 일했습니다.

입사 당시 본인은 물론이고, 부모님도 기뻐했습니다.

[김대희(29세) : 대기업이라는 타이틀이 부모님들이 되게 좋아하는 타이틀이기도 하고 이제 안정적인 직장을 가졌으니 이제 걱정 없다.]

하지만 주말도 없이 이어지는 고된 근무에 회의감이 점점 늘어갔습니다.

[김대희(29세) : 제 바로 옆 10년 선배도 내일 자기 제일 친한 친구의 결혼식장을 가야 하는데 새벽 3시에 편집하고 있고, 그게 내 미래가 되고 싶지 않더라고요.]

2년 만에 사표를 내고 나와 작은 고시원을 사서 운영하면서 SNS 스토리 작가와 청소일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회사 다닐 때만큼이나 몸은 고되지만 만족도는 훨씬 높다고 말합니다.

[김대희(29세) : 제가 머릿속으로 기획하는 대로 퍼포먼스를 낼 수 있고, 그때는(회사 다닐 때는) 진짜 1점, 지금은 10점. 저는 그 정도로 요즘 하루하루 정말 행복합니다.]

30살 찬희 씨는 대학 졸업 후 3년 동안 2번 퇴사하고 3번째 직장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주변에선 잦은 이직을 걱정하기도 하지만 성장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이찬희(30살) : 회사가 잘 크기보다는 사실 제가 이 회사를 통해서 더 성장하기를 원하니까 (회사는) 내가 어느 목표로 하는 곳까지 가는 징검다리 같은 느낌.]

정부 조사 결과 입사 1년 이내 이직률은 16.5%, 5년 이내는 32%에 달했습니다.

특히 29세 이하의 일자리 이동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습니다.

34세 이하 청년들에게 퇴사 이유를 물었더니 열악한 근무 환경에 이어 낮은 업무 만족도와 성장 가능성이 임금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최윤식/트라이씨 심리경영연구소 : 좀 더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거죠. MZ들의 기본적인 정서는 거래입니다. 회사가 나한테 뭘 보여주면 나 그거 할게.]

평생직장은 사라진 지 오래.

단지 돈벌이만이 목적이 아닌 재미와 의미를 찾아가는 청년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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