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뇌 자극해 식욕·모성애까지 제어…국내서 세계 최초 성공

<앵커>

국내 연구진이 쥐의 뇌를 자기장으로 자극해서, 행동이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식욕을 조절하거나 모성애를 더 강하게 할 수도 있다고 연구진은 말합니다.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실험쥐 한 마리가 먹이통에서 먹이를 먹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주변에 자기장을 작동시키자 갑자기 식욕이 떨어진 듯 먹이 주변을 맴돌 뿐 더 먹지 않습니다.

이 실험쥐의 뇌에는 연구진이 주입한 자성을 띤 나노물질이 있습니다.

25나노미터로, 미세한 크기의 자석과 같은 이 물질은 자기장에 반응하면, 뇌의 칼슘 통로를 열어서 식욕을 관장하는 뇌세포를 활성화합니다.

나노 기술이 적용된 실험용 쥐들이 안에 들어 있습니다.

자석을 돌려서 자기장 신호를 줘서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 시키면 특정 행동을 하도록 제어할 수 있습니다.

식욕뿐 아니라 모성애도 제어합니다.

모성애를 담당하는 뇌 부위에 자성 물질이 주입된 암컷 실험쥐는, 자기장이 켜지면 자기 새끼도 아닌 쥐들을 돌보기 시작합니다.

새끼 쥐에 관심이 없는 일반 암컷 쥐와 확연히 달라지는 겁니다.

동물의 특정 뇌 회로에 자기장으로 자극을 줘 고차원적인 뇌 기능 조절에 성공한 첫 연구 결과라고 기초과학연구원은 밝혔습니다.

다음 목표는 인간의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겁니다.

[곽민석 교수/기초과학연구원 : 정신 착란 혹은 발작 간질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뇌 회로의 잘못된 비정상적인 작동에 의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 정신 질환과 뇌 회로와의 관계를 이해해 (치료법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정교한 인공 신경망을 만들거나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일명 'BCI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장예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