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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영상 무분별 유포…"심장 뛰고 악몽 꿔" 뇌도 변한다

<앵커>

앞서 살펴봤던, 서울 시청역 앞 역주행 사고 영상을 저희는 최대한 정제해서 여러분께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 순간이 그대로 담긴 영상을 인터넷에서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고 현장을 직접 본 것처럼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형 사고 소식은 듣는 것만으로도 충격입니다.

그러니 사고 순간까지 본다면,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20대 직장인 : 이태원 참사 때는 이제 쇼츠(짧은 동영상)로도 많이 뜨고 해서 그때는 봤었는데 좀 충격적이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안 찾아보게 됐습니다.]

인터넷과 SNS에서 이번 역주행 사고 동영상을 본의 아니게 접했다가 병원을 찾게 된 사람도 있습니다.

[나해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불안도가 높거나 자기도 이전에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엔 이 자극에 노출되면 과거의 기억이 회상되기 때문에 또 똑같이 극심한 공포에 노출될 수 있거든요.]

PET라는 장비는 뇌가 활성화될수록 밝게 보입니다.

이 두 사진 중 어떤 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것일까요? 바로 더 밝게 보이는 이겁니다.

공포와 두려움을 기억하는 뇌 부위가 건강한 사람보다 더 활성화돼 있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30년 넘게 장애가 지속할 수도 있는 심각한 뇌 변화입니다.

이런 심각한 뇌 변화가 정제되지 않은 사고 동영상만으로도 유발될 수 있는데, 그래서 '대리 외상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독일 연구에 따르면, 목격자나 유족 등 실제 사고와 연관된 사람의 위험도를 100이라고 했을 때, 대리 외상 증후군의 위험도는 90이나 된다고 합니다.

영국 연구에서는 대형 사고 후 발생한 PTSD 환자 중 동영상에 의한 대리 외상 증후군이 20%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각한 우울증으로 악화하는 신체 증세가 뒤따를 수도 있습니다.

[나해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그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그것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린다든지 악몽을 꿀 정도로 신체 증상이 나타날 정도가 되면 (즉각 치료가 필요합니다.)]

병원 치료 외에 사회적으론 대형 사고의 문제점이 잘 개선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이런 증후군 극복에 도움을 줍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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