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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시작인데…빗물받이 열어봤더니 '꽁초 한가득'

<앵커>

이렇게 큰 비 소식이 있을 때 우리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봐야 합니다. 2년 전 서울에 폭우가 쏟아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긴 적이 있습니다. 빗물이 하수도로 잘 흘러나가야 하는데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그 입구를 막고 있었던 게 피해를 키운 한 원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저희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긴급 점검 김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8월 시간당 140mm 넘는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된 서울 강남역 앞, 한 남성이 맨손으로 빗물을 하수도로 보내는 빗물받이 안에서 쓰레기들을 꺼냅니다.

빗물받이가 쓰레기에 막혀 배수가 안되자 남성이 직접 손으로 쓰레기를 치운 겁니다.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던 역삼초등학교 앞 사거리를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큰 길가에 있는 빗물받이는 대부분 청소가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 빗물받이 뚜껑을 열어보니, 안에는 담배꽁초가 가득합니다.

[김옥자/인근 주민 : 많이 버려요. 담배꽁초 내가 얼마나 쓸어낸 줄 알아요?]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로 입구가 거의 막힌 빗물받이도 발견됩니다.

여름이 되면 악취가 난다며 주변 상인 등이 빗물받이를 아예 덮개로 덮어놓기도 합니다.

강남역과 신림역, 보라매역 인근 등 서울 내 침수 위험지역으로 꼽히는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 골목에는 담배꽁초 수거함이 있습니다.

불과 3m 떨어진 곳에 빗물받이가 있는데요, 안을 열어보면 담배꽁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낙엽이나 토사 등에 비해 담배꽁초나 비닐봉지 같은 인공 쓰레기들은 물이 더 통과하기 어려워 역류 현상이 더 빨리 발생합니다.

빗물받이 입구가 막히면 침수는 급속도로 빨라집니다.

[정도준/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시설연구관 : 시간당 100mm 정도 집중호우가 발생을 할 때 빗물받이 덮개가 한 3분의 1 정도만 막혀 있어도 침수 높이랑 면적이 한 2배 정도 증가를 했고요. 침수되는 시간도 1.5배 가까이 (빨라졌습니다.)]

서울시내에 설치된 빗물받이는 55만여 개.

각 지자체가 빗물받이 전담 관리 인력을 늘리고 순찰도 강화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비슷한 피해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상, VJ : 노재민, 화면제공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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