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04년 강원도 영월에서 한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일한 단서는 현장에 있던 범인의 족적이었는데, 20년 만에 사건의 피의자가 구속됐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G1 방송 모재성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년 전 발생한 '영월농민회 간사 피살사건'.
농민회 사무실에서 한 남성이 목과 배 등을 흉기에 수십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습니다.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20년 만에 피의자 A 씨가 오늘(28일) 구속됐습니다.
실마리가 된 건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
7년여에 걸쳐 거듭된 족적 재감정 끝에, 지난 2020년 국과수에서 사건 현장의 족적이 A 씨의 족적과 99.9%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같은 해 A 씨를 검찰로 넘겼습니다.
사건을 받은 검찰은 압수수색과 감정 등 다시 4년여 걸친 재수사 끝에 혐의를 특정하고 A 씨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20년간 쌓인 검찰과 경찰의 수사 기록만 2만 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고 사건 발생 장소도 모른다"며, 오히려 "오랜 수사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피의자 A 씨 : 경찰과 검찰은 저에게 아주 추리 소설을…. 저를 범인으로 만들어 가는 상태입니다. 아주 나쁜 행태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법원은 살인 사건 현장에 동일한 샌들 족적이 다수 발견됐고, 족적을 남긴 인물이 피해자를 살해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영월농민회 간사 피살사건'은 이제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형 G1방송)
G1 모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