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위 위험천만 오리 가족
"도로 위에서 오도 가지도 못하는 오리 가족을 발견하고 너무 애처롭고 불쌍해서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박 모(51) 씨는 오늘(25일) 오전 7시 25분쯤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의 한 도로 위에서 어미 오리 한 마리와 새끼 오리 6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오리 가족은 편도 3차로 중 1차로 끝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박 씨는 아파트 관리소에서 밤샘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차를 운행 중이었습니다.
일단 오리 가족을 지나친 박 씨는 이내 차를 돌려왔다고 했습니다.
박 씨는 "다시 그 자리로 와보니 1차로에 있던 애들이 2차로에 있더라. 쌩쌩 달리던 차들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오리들을 피하고 있어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오리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2차로에서 비상 깜빡이를 켠 채 서행 운전하며 오리들을 3차로 끝으로 유도했습니다.
마침 인도에 걸어가던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해 오리 가족을 인도 위로 올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리 가족 발견부터 구조까지 소요된 시간은 20∼30여 분이었습니다.
밤샘 근무로 많이 지쳤을 법도 했지만, 박 씨는 "힘들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미는 스스로 인도로 올라갔는데 새끼들은 턱이 높으니까 계속 올라가지 못하고 도로에 위험하게 있었다"며 "시민의 도움으로 새끼 다섯 마리는 손으로 어미가 있는 도로 위로 올려보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도로 끝 경계석이 낮은 곳까지 유인해 가족에게 합류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어미가 본능적으로 향하는 곳으로 오리 가족을 유인했고, 숲 쪽으로 가는 것까지 확인했다"며 "일면식도 없는 저의 요청에 흔쾌히 나서서 도움 주신 시민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나 동물이나 생명은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언론에 제보하게 됐다"며 "다른 분들도 이런 경우에 당황하지 말고 슬기롭게 잘 대처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박상호 씨 제공, 연합뉴스)